송영선 의원 “서해5도 전력증강 요청 국방부가 묵살”

입력 2010-11-26 18:11

군 당국이 해병대의 서해5도 지역 전력증강 요청을 번번이 묵살한 것으로 드러났다.

26일 국회 국방위 소속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에 따르면 해병대는 지난해 안보공백 해소와 전력 증강을 위해 백령도(6여단) 및 연평도(연평부대)에 각각 적 포탄의 탄도를 역추적해 대포의 위치를 알아낼 수 있는 대포병레이더 2대 보강을 요청했지만 국방부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해병대는 지난 2월부터 대포병레이더를 백령도와 연평도에 1대씩만 운영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40년이 지난 노후 장비여서 기능에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대는 또 지난해 연평도 전력 증강을 위해 K-9 자주포 6문을 요구했으나 반영되지 않았다. 올해에도 K-9 자주포 6문을 다시 요청했으나 지난 5월 합동참모본부에서 검토되다 합동전력으로 가능하다는 이유로 역시 수용되지 않았다.

해병대는 올해 연평도에 K-1 전차 6대 배치를 요청했으나 역시 1대도 배치되지 않았다. 백령도와 연평도에는 M-48 전차가 배치돼 있는데 2차대전 때 사용하던 노후 장비인 것으로 알려졌다.

송 의원은 “국방부는 서북도서를 책임지고 있는 해병대의 전력 증강 요구를 수년째 반영하지 않고 오히려 ‘국방개혁 2020’에 따라 지난 5년간 병력만 감축했다”며 “북한과 지근거리에서 작전 임무를 수행하는 해병대의 전력을 증강하지 않은 것은 심각한 공보공백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병대 전체 병력은 2만6800여명이며 서북도서인 백령도, 연평도, 우도, 대청도, 소청도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병력은 3800여명으로 약 15%를 차지한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5년에 마련된 ‘국방개혁 2020’에 따르면 해병대 병력 3200여명의 감축안이 나왔으며 이후 2005년 160여명, 2006년 40명, 2008년 160여명 등 총 360여명이 감축됐다.

송 의원은 “북한의 해안포 및 방사포 기지에 대한 정밀 타격이 가능한 신형 유도형 곡사포 도입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