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요정 손연재 시대’ 열리다… 리듬체조 개인종합 첫 동메달

입력 2010-11-26 18:05


‘리듬체조 요정’ 손연재(16·세종고1)가 금메달에 버금가는 값진 동메달을 따내며 국내 1인자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손연재는 26일 중국 광저우 아시안게임타운 체육관에서 열린 개인종합 결승에서 줄(26.900점)-후프(27.000점)-볼(27.450점)-리본(27.100점) 4종목 합계 108.450점을 받아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1994년 히로시마 대회부터 리듬체조가 정식종목이 된 이래 한국은 1998년 방콕 대회와 2002년 부산 대회 단체전에서 동메달을 거푸 땄지만 개인종합에서 메달을 획득하기는 손연재가 처음이다.

특히 이 종목에는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세계적인 강호들이 즐비해 손연재의 이날 메달은 더욱 값졌다. 은메달을 차지한 울리아나 트로피모바((109.450점·우즈베키스탄)와 점수차는 1점에 불과했다.

전날 단체전 결승을 겸한 개인종합 예선에서 전체 4위로 18명이 겨루는 결승에 오른 손연재는 이날 예술성과 다양한 기술을 버무려 큰 실수 없이 연기를 마쳐 각 종목에서 전날보다 높은 점수를 끌어냈다.

줄에서만 26.900점을 받았을 뿐 나머지 종목에서는 모두 27점을 넘겼다. 가장 좋아하고 잘 하는 볼에서는 27.450점으로 최고점을 받았다. 기술, 예술, 연기 실수 등 세 항목을 합쳐 이뤄지는 종목별 총점에서 손연재는 줄과 리본 기술점수에서 9점 이상을 받는 등 항목당 평균 9점씩 획득, 세계 정상권 선수들이 받는 27점 고지에 올라섰다.

손연재는 첫 종합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라이벌 신수지(19·세종대2)를 압도해 자신의 시대를 활짝 열어젖혔다. 지난해까지 주니어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은 손연재는 시니어 대회 출전 연령을 채운 올해부터 각종 대회에 출전하며 성공 가능성을 타진했고, 마침내 목표로 잡았던 아시안게임 개인종합에서 한국에 이 종목 사상 첫 메달을 안겼다.

‘살인미소’를 앞세워 전국 수십만명에 달하는 ‘삼촌팬’의 지대한 관심 속에 무럭무럭 성장 중인 손연재는 앙증맞고 깜찍한 표정, 발레리나처럼 우아한 몸짓을 겸비한데다 강철같은 정신력까지 갖췄다.

1m58, 37㎏의 체격을 갖춘 손연재는 꾸준히 기량을 보완한다면 내년 세계선수권대회는 물론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리듬체조 역사를 새로 쓸 가능성도 충분하다.

손연재는 “동메달을 따고 울 줄 알았는데 어제 팀 경기에서 메달을 따지 못해 너무 울어서 눈물이 안 나온다”며 “런던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수 있도록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하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