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北-中, 국제사회 비난 속 우호관계 과시
입력 2010-11-26 18:00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에도 중국과 북한은 경제협력을 강화하는 등 기존 북·중 관계는 순항하고 있다. 북한은 중국에 잇따른 우호제스처를 취하고, 중국은 국제사회의 대북 비난여론과 압력에도 불구하고 북한과의 우호적 관계를 이어가는 ‘마이웨이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25일 한국전쟁 때 참전했다가 전사한 마오쩌둥(毛澤東) 전 주석의 장남 마오안잉(毛岸英)의 묘에 화환을 보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6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또 북·중 우호의 상징인 대안친선 유리공장을 시찰, 북·중 우호협력 관계의 발전을 강조했다고 이 통신은 덧붙였다. 대안 유리공장은 2400만 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무상원조로 건설돼 2005년 10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2005년 방북 때 이곳을 시찰하기도 했다.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국제적 고립을 벗어나기 위해 중국과의 협력을 강조하고, 중국이 이를 수용하는 모양새다.
마오안잉의 전사 60주년을 맞아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북·중우호협회장인 최창식 보건상 등은 평안남도 회창군의 ‘중국 인민지원군 열사묘’를 찾아 참배하고 헌화했다. 중국 측에서도 류훙차이(劉洪才) 주북한 대사와 연속극 ‘마오안잉’의 제작진이 이날 추모식에 참가했다.
앞서 연평도 포격이 이뤄졌던 23일에도 북·중 양국은 평양 인민대회당에서 제6차 정부 간 회담을 벌여 경제 및 무역협력을 증진시키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경제, 무역, 과학기술 등의 분야로 나눠 회담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타지키스탄 두샨베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총리 회담에서도 연평도 포격 사건은 논의되지도 않은 채 관련국들 간 우호협력만 강조했다. 중국이 주도하는 이 기구는 미국의 영향력을 견제하는 역할도 하고 있다. 회원국은 중국 외에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등 6개국이다. 이란, 인도, 파키스탄, 몽골은 옵서버 국가다.
미국 클레어몬트-맥케나 대학의 페이민신 교수는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서방 국가들이 중국에 대해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도발을 막으라는 압박을 강화하겠지만 중국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방안을 선택할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페이 교수는 26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 기고문에서 “중국과 서방 간 인식 격차가 확대되면서 불신이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