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좋은 편을 택하라

입력 2010-11-26 18:35


누가복음 10장 38~42절

본문은 마르다와 마리아 자매 이야기입니다. 집은 자기 삶이 보이는 곳입니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줍니다. 그래서 아무나 집으로 초대하지 않습니다. 마르다와 마리아가 자기 집에 예수님을 모셔 들였다는 것은 자기의 삶을 예수님께 공개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예수님을 자기 집으로 초대하고 인생이 변한 또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삭개오입니다. 그러면 어떤 사람이 예수님을 만날까요? 예수님께 자기 마음을 열고 영접하는 사람입니다.

이 지극히 평범한 사실은 우리에게 신앙의 기본을 알려 줍니다. 어떤 사람은 예배 중에 은혜를 받지만 어떤 사람은 아무런 감동 없는 예배를 드립니다. 몸은 교회에 있지만 마음과 영으로 예수님을 영접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신앙적 의미에서 교회에 가는 것은 예수님을 만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여러분의 집으로 초청하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여러분의 마음으로 영접하고 그분을 모시고 살아가는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영접한 이 마르다의 집에 문제가 생겼습니다. 마르다는 예수님을 대접하기 위해 여러 가지 일을 하는데, 마리아는 예수님 옆에 앉아 말씀만 듣고 있었습니다. 마르다는 화가 났습니다. 자기는 열심히 땀을 흘리고 있는데 마리아는 편히 앉아 예수님과 함께 있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봉사하던 마르다가 예수님께 말합니다. “주여, 내 동생이 나 혼자 일하게 두는 것을 생각하지 아니하시나이까 그를 명하사 나를 도와주라 하소서.” 예수님은 “마리아는 이 좋은 편을 택하였으니 빼앗기지 아니하리라”고 답하셨습니다.

예수님이 마르다 편을 들어 마리아를 꾸짖어 주실 줄 알았는데 오히려 마리아를 칭찬해 주셨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성도들은 ‘거봐, 예수님은 일하는 것보다 예배드리는 것을 더 기뻐하셔’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렇지 않습니다. 만일 여러분이 이 말씀을 그렇게 이해했다면 예수님의 마음을 잘못 읽은 것입니다. 예수님은 지금 말씀 듣는 것과 봉사하는 것을 저울질해 말씀 듣는 것이 더 중하다고 하시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말씀을 듣는 것이나 봉사하는 것이나 교회에 꼭 필요한 일입니다. 여기서 준비하는 일로 번역된 말은 디아코니아입니다. 이 말은 봉사, 섬김이라는 뜻입니다. 여기서 집사라는 단어가 나왔습니다. 예배는 은혜롭게 드리면서 아무런 봉사도 하지 않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습니다. 재고해 봐야 할 신앙입니다.

그러면 예수님은 왜 마리아를 칭찬해 주셨을까요? 그 이유는 마리아가 비록 한 가지 일을 하더라도 기뻐하고 감사했습니다. 마르다는 너무 많은 일을 하려다가 봉사의 기쁨을 잃어버렸습니다. 한 가지만 하더라도 은혜를 경험하고 사랑을 체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집사는 아무나 되는 것이 아닙니다. 손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고상하게 교회에 다닐 수 있지만 집사는 그렇지 않은 겁니다. 봉사의 기쁨을 알기 때문에 섬기는 것입니다. 설거지를 하면서도 기쁘게 교회에 나올 수 있는 사람이 집사입니다. 마르다는 집사로 봉사하면서 감사하기보다는 불평과 원망으로 가득 차 예수님의 말씀 듣는 마리아를 방해했습니다.

마르다와 마리아 중에 누가 더 예수님을 사랑했을까요? 저는 마르다가 마리아보다 예수님을 더 깊이 사모하는 사람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마을에 오신 예수님을 집으로 모셔온 사람이 마르다입니다. 나중에 나사로가 죽었을 때도 마르다는 마을 입구까지 가서 예수님 오시기만을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마르다는 덕스럽게 행동하지 못했습니다. 이처럼 교회 중역으로 봉사하면서도 오히려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항상 은혜로운 삶을 살아가십시오. 기쁨이 마르지 않기를 바랍니다.

황덕수 목사(다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