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대 김포갈릴리교회 목사 “성도는 말씀 듣는 관중 아닌 뜨겁게 찬양·기도하는 주체돼야”

입력 2010-11-26 17:44


그는 타고 난 부흥사다. 부흥사로 목회 생활 첫발을 내디딘 이후 20여년간 전국 교회 3000여곳을 돌며 수많은 성도에게 뜨거운 성령 체험의 경험을 선사했다. “성령의 역사가 없으면 교회의 부흥도 없다”는 힘 있는 메시지로 많은 목회자에게도 도전을 줬다. 15년 전부터는 순회 제직세미나도 시작, 교회 제직훈련의 중요성을 전파하는 데 힘 쏟고 있다. CTS 기독교TV와 CBS 기독교방송 설교 강사, 세계선교운동협의회 대표회장, 오산리기도원 부흥사협의회 대표회장, 사단법인 누리사랑 이사장 등 여러 직함을 지닌 김기대 김포갈릴리교회 목사 얘기다. 최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사에서 김 목사를 만나 그의 사역 철학과 방식, 비전 등을 들었다.

◇뜨거운 찬양, 강력한 기도가 있는 부흥회=김 목사는 서울 왕십리의 한 불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집안에서 예수를 영접한 이는 김 목사가 처음이었다. 그는 20대 초반 심한 건선을 앓았다. 피부가 갈라지고, 그 껍질이 허옇게 일어 떨어져 나가는 고질병으로 김 목사는 집안에 틀어박혀 지내는 날이 많았다. 그때 이웃 주민의 전도로 교회란 곳에 처음 나가게 됐고, 3개월쯤 뒤 목사의 권유로 기도원에도 들어갔다. 그곳에서 태어나 처음으로 3일 금식기도를 하면서 김 목사는 하나님을 만나는 체험을 했다.

“하나님이 제 앞에 오셔서 저를 어루만지시는 꿈을 꿨습니다. 잠에서 깼는데 ‘하나님이 나를 치료하신다. 반드시 낫는다’는 확신이 들더군요. 영적으로 거듭난 이후 신앙생활도 한층 열심히 하게 됐지요. 건선도 어느새 저에게서 사라졌습니다.”

그는 신학교를 나온 뒤 1987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목회 생활 시작과 동시에 부흥사 사역을 시작했다. 사람들을 모아 부흥회를 열고 “하나님만 붙잡으면 무엇이든 치료받을 수 있다”고 선포하고 싶다는 생각이 눈만 뜨면 들었다고 한다. 그 이후 23년간 김 목사는 부흥사 외길을 걸어왔다. 1년에 100회 이상, 전국 3000개 교회를 돌며 예수 믿는 기쁨을 전했다.

김 목사는 ‘설교는 짧게, 찬양은 뜨겁게, 기도는 강력하게’라는 부흥회 원칙을 지키고 있다. 부흥회에 나온 성도들이 그저 목회자의 말씀을 듣는 수동적 관중이 아니라, 열정적으로 찬양하고, 특히 뜨겁게 기도하는 주체가 돼야 성령의 은혜도 체험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기도 외에 다른 것으로는 이런 종류가 나갈 수 없느니라”는 마가복음 9장 29절 말씀에 따라 그 역시 부흥사 생활 초기부터 하루 3∼4시간씩의 기도를 빼놓지 않는다고 했다.



그의 부흥회는 ‘치유’와 ‘회복’에 초점을 맞춘다.

“마음의 치유, 육신의 치유, 영적인 치유가 있다는 게 제 부흥회의 특징입니다. 좌절과 근심, 미래에 대한 걱정 등으로 마음이 병든 이들에게 하나님 안에서는 절망이 없다는 꿈의 메시지를 심어주고, 제 체험을 바탕으로 한 신유의 기적을 강력하게 선포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영적 치유인데 부흥회를 통해 예배의 손이 올라가게 하고, 기도의 손이 올라가게 하고, 봉사의 손이 올라가도록 하는 거죠.”

부흥회는 ‘특별 외식’과 같아서 잃어버린 영적인 맛을 다시 찾아서 하나님과 가까워지게, 교회와 가까워지게, 성도와 가까워지게 하는 것이라고 김 목사는 설명했다.

그를 이른바 ‘잘 나가는’ 부흥사로 만든 또 다른 무기는 찬양이다. 김 목사는 지금껏 8개의 찬양집을 냈다. 구수하면서도 진솔한 그의 찬양은 젊은 집사부터 나이 지긋한 장로들까지 두루 마니아층을 형성할 정도라고 한다. 김 목사는 “은혜로운 찬양으로 성도들의 마음을 찰랑찰랑 적신 뒤, 강한 기도를 뒤따르게 하면 파도와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을 돌아다니는 오랜 부흥사 생활,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계속 바뀌는 환경과 잠자리 등 육체적인 것도 힘들지만, 부흥회에 참석했던 몇몇 성도들이 은혜를 못 받았다고 할 때 가장 속상하고 힘들다”고 답했다. 그래도 그는 자신의 부흥회에서 은혜를 받는다는 더 많은 사람을 위해 앞으로도 계속 전국을 돌며 찬양하고, 기도하겠다고 했다.

◇다시 찾는 제직 세미나=김 목사는 90년 대 중반부터 제직 세미나를 열기 시작했다. 건강한 교회를 세우려면, 담임목사가 홀로 교회를 끌고 가는 구조가 아니라 목사의 목회 철학과 비전을 공유하는 동역자들이 함께 세워가는 구조가 돼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었다.

“성도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성도들이 얼마나 든든하게 서 가느냐가 중요합니다. 제직이 바로 서야 교회가 바로 서고, 교회가 바로 서야 믿음이 바로 설 수 있습니다.”

그는 강원도 원주 가나안농군학교에 입소, 1.5평 크기의 ‘기도굴’에서 3년을 지내며 제직 훈련에 대한 서적을 읽고, 기도를 하며 특화된 제직교육법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후 전국 교회와 노회, 총회 등을 돌며 500회 이상 제직 세미나를 열었다.

김 목사는 자신의 세미나를 한 번 들은 교회는 대부분 다시 세미나 요청을 한다고 전했다. 순복음부평교회는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거르지 않고 7차례 세미나를 인도했고, 노원순복음교회는 2007년부터 3차례, 부산 세계로교회는 2008년 이후 4차례나 세미나를 열었다. 서울 화곡동 성서교회의 경우 지난해 6월 장로, 권사·안수집사, 서리집사, 구역장 등이 차례로 돌아가며 한 달간 김 목사 세미나를 듣기도 했다.

“제직 세미나는 낮아짐을 통해 예수를 따라가게 하는 엄격한 훈련입니다. 세미나가 끝난 뒤에는 교회를 섬기고, 목회자를 섬기고, 성도들을 섬기고, 주일 성수를 하는 ‘예수꾼’으로 변화되는 제직들이 많다고 합니다.”

김 목사는 끝으로 ‘제직 소금론’을 강조했다. 소금은 어떤 음식에 들어가도 제 역할을 하고, 시간이 흘러도 짠 맛을 잃지 않고, 조용히 녹아들어 음식 맛을 풍요롭게 하는데, 교회 제직들이 소금 같아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제직들은 교회 안이든, 밖이든 주변 사람들에게 신앙의 맛을 내야 한다. 기도와 헌신의 본을 보여야 한다”며 “참된 제직이 세워지도록 교회를 돕는 것, 이것이 내 소명”이라고 말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