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표 달력·동화책 ‘추억 하나, 기쁨 둘, 사랑 셋’… 주부 강민희·김민경씨의 ‘가족 행복만들기’
입력 2010-11-26 17:42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내 아이를 위해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책과 앨범 달력 등을 만드는 엄마들이 늘고 있다. 이들은 컴퓨터 프로그램이 발달돼 누구나 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사진을 찍고, 골라 넣고, 글씨체를 고르는 일이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아이를 향한 지극한 사랑이 엄마를 출판기획자로 만드는 것이다.
“우리 지오 예쁘지요. 미국 사시는 할아버지 할머니께 보내드릴 달력입니다.”
강민희(24·경기도 남양주시 진건읍)씨는 활짝 웃는 지오(13개월) 모습이 프린트된 탁상용 달력을 들어 보인다. 강씨는 지오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동화책과 앨범을 자랑스레 보여준다. 표지는 물론 페이지마다 지오가 주인공으로 나오고, 강씨와 지오 아빠 권진영(33·회사원)씨도 조연으로 등장했다. 강씨는 “지오가 보채다가도 이 책을 보여주면 빙긋 웃는다”면서 “자기 얼굴인 줄 아는 것 같다”고 말했다.
딸 희아(14개월)를 주인공으로 한 동화책과 앨범을 만든 김민경(23·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씨는 “희아는 책 속에서 엄마 아빠를 가리키면서 ‘엄마’ ‘아빠’ 말도 하고, 어떨 땐 뽀뽀도 한다”며 흐뭇해했다. 김씨는 “나중에 특별한 기념이 될 것 같고, 무엇보다 아이가 책과 친해지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아 좋다”고 했다.
이들은 앞으로 생일 때마다 책을 만들어 줄 계획이란다. “나중에 커서 엄마가 자기를 위해 책을 만들어 준 것을 알면 얼마나 기분이 좋겠느냐”면서 엄마들이 더 즐거워한다.
강씨는 종합 포털에서 ‘엄마표 동화책’ ‘포토북’ ‘사랑해 동화책’을 치면 만들 수 있는 곳을 쉽게 찾을 수 있다고 알려 준다. 책을 만드는 일이니 특별한 솜씨가 필요한 것은 아닐까? 강씨는 “사진을 파일로 만들어 바탕화면에 띄울 정도의 실력만 있으면 쉽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본 틀이 있어 사진 자리에 클릭만 해 넣으면 된다는 것. 다양한 글씨체가 있어 취향대로 고를 수 있고, 글 솜씨가 없는 이들을 위해선 기본 내용도 떠 있다고. 김씨는 “먼저 만들어본 엄마들이 자세하게 설명해 놓아 그것을 보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예전에도 열성 엄마들은 손으로 밑그림을 그리고 아이 사진을 오려붙인 뒤 제본까지 직접 한 완전 수제 동화책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 과정이 간단치 않았다. 최근 컴퓨터 프로그램의 발달로 이전보다는 훨씬 손쉽게 책을 디자인하고, 인쇄도 디지털화돼 소량 인쇄만 할 수 있어 엄마표 동화책을 만드는 일이 쉬워졌다. 전보다 편해졌다고는 하나 ‘초보 프로그래머들’이 책을 기획·편집하는 것은 녹록지 않은 일이다. 엄마를 출판기획자로 만드는 것은 아이에 대한 뜨거운 사랑이리라.
디지털 인터넷 사진관 ‘포토몬’ 마케팅팀 김민경씨는 “첫돌 기념 등 아이를 위한 책과 앨범이 제일 많지만 신혼여행이나 동호회 여행을 기념해 우리들만의 앨범을 제작하는 이들도 많다”면서 “연말을 맞은 요즘은 나만의 달력과 다이어리를 만드는 이들로 사이트가 북적인다”고 전했다. 달력은 원하는 그림이나 사진, 숫자 모양을 선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념일도 넣을 수 있는 완전 맞춤이 가능하다. 달력은 탁상용, 1장에 12개월이 다 들어가는 포스터 스타일, 벽걸이 달력 등 다양하다. 디지털 인터넷 사진관 사이트에 들어가 제작하면 3일 이내 받아볼 수 있다. 포스터 스타일 소형 달력은 1부에 5000원 정도, 엄마표 동화책은 24쪽에 2만원 선이다. 포토몬 김민경씨는 “사진을 틀에 앉힌 다음 미리보기를 해서 제대로 들어앉았는지 확인해 봐야 실패하지 않고, 처음 이용하는 곳에선 소품을 주문해 인쇄와 배달상태를 점검해 보는 것이 안전하다”고 일러줬다.
남양주=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