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4대 3 ‘역전 드라마’ 체면 살린 한국축구

입력 2010-11-26 02:30

결승 진출이 좌절된 한국 남자 축구 대표팀이 극적인 역전승으로 동메달을 따내며 마지막 자존심을 지켰다.

한국은 25일 텐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0 광저우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3-4위전에서 종료 직전 터진 박주영(AS모나코)과 지동원(전남)의 연속골로 이란을 4대 3으로 물리쳤다. 한국은 비록 준결승전에서 아랍에미리트(UAE)에게 아쉽게 패했지만 3-4위전에서 이란을 꺾고 동메달을 차지하며 지난 2006년 도하 대회 3-4위전에서 이란에 패했던 아픔을 깨끗이 설욕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 금메달과 병역 해결이라는 두가지 목표를 상실한 여파로 무기력한 경기를 펼쳤다. 한국은 경기 시작 5분 만에 미드필드 지역에서 수비 실수로 이란의 모흐센 모살만에게 공을 뺏겼고 모살만의 스루패스를 받은 레자에이 골람레자에게 선제골을 헌납했다. 이어 전반 인저리 타임에 알리아스가리데하기 하미드레자에게 추가골을 내주며 맥없이 전반전을 마쳤다.

한국은 후반 3분 구자철(제주)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부근에서 시도한 왼발 중거리슛이 이란의 골 그물을 가르며 1점차로 추격했지만 곧바로 이란의 안사리 파르드 카림에게 세 번째 골을 허용하며 3-1로 점수차가 벌어졌다.

하지만 한국에는 박주영이 있었다. 박주영은 패색이 짙어지던 후반 33분 서정진(전북)이 오른쪽 측면에서 날린 크로스를 그대로 논스톱 슛으로 연결시켜 골망을 흔들며 대역전극의 신호를 알렸다. 박주영의 골로 사기가 오른 한국은 마침내 후반 43분 서정진이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지동원이 골 지역 왼쪽에서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터뜨렸다. 곧바로 1분 뒤 지동원은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윤석영(전남)의 크로스를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강하게 머리로 받아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꽂았다.

한편 일본은 결승전에서 아랍에미리트(UAE)를 1대 0으로 꺾고 아시안게임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광저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