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사 램 홍콩 증권선물위원회 부위원장 “포격에 흔들리지 않는 한국 금융시장 기초체력 양호”
입력 2010-11-25 19:05
“(북한의 연평도 공격에) 한국 금융시장이 차분히 대응한 것이 인상적이었다. 일회성 이벤트에 휘둘리지 않는 데서 한국 금융시장이 한층 성숙해진 걸 알 수 있었다.”
한국거래소가 25일 개최한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콘퍼런스 서울’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알렉사 램 홍콩 증권선물위원회 부위원장은 북한 도발 후 국내 금융시장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시장이 빨리 회복하지 않았느냐”고 대수롭지 않은 듯 웃으며 말했다.
홍콩 증권선물위원회 부위원장은 우리나라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에 해당한다. 램 부위원장은 “최근 미국, 유럽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북한 공격으로 아시아 금융시장마저 흔들렸다면 세계 경제에 큰 불똥이 튈 수도 있었다”면서 “사건 다음날 주가가 낙폭을 만회하는 것을 보고 한국 금융시장의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양호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램 부위원장은 이날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아시아 ETF 시장의 발전과제’를 발표했다. 전 세계 ETF 시장이 10년 새 1조4000억 달러 규모로 급성장했는데 아시아시장은 그 비중이 6.2%(870억 달러)로 미미한 상황이다. 램 부위원장은 ETF 시장을 키우고 있는 홍콩의 사례를 들며 성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ETF는 특정 지수 또는 자산의 가격 움직임과 수익률이 연동되도록 설계된 일종의 인덱스 펀드로, 거래소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할 수 있다. 개별 종목에 투자하는 위험성은 줄이고 시장 평균만큼 수익을 내는 인덱스 펀드의 장점을 취하면서, 주식처럼 쉽게 사고팔 수 있어 인덱스 펀드와 차별화한 상품이다. 국내에서는 2002년 처음 선보인 뒤 현재 거래소에 63개 종목이 상장돼 있다.
램 부위원장은 “금융위기 후 고수익 고위험 상품이 반토막 나면서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상품이 주목을 받고 있다”며 “ETF는 저렴한 수수료, 거래 편리성, 분산투자 등에 기대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매력적인 투자처”라고 강조했다. 홍콩은 한국, 일본과 ETF 상품 교차 상장도 추진 중이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