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외환銀 4조6888억 최종 인수
입력 2010-11-25 18:57
하나금융지주가 4조6888억5807만6000원에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인수한다. 주당 인수가격은 1만4250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은 10% 남짓이다. 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영국 런던에서 25일 존 그레이켄 론스타 회장과 만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우리금융지주 인수전은 포기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하나금융은 다양한 방법으로 인수자금을 조달할 생각이다. 유상증자는 물론 재무적 투자자, 전략적 투자자 유치 등을 고려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무리 없이 필요한 돈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금융당국 승인 받을 수 있나=김종열 하나금융 사장은 이날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번 인수로 하나금융그룹이 구조적 한계를 극복하고 ‘아시아를 기반으로 한 글로벌 금융그룹’이라는 비전에 한 걸음 더 다가가게 됐다”고 평가했다. 하나금융은 다음 주 중으로 금융위원회에 외환은행 지분 인수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다.
매각대금은 내년 3월 말까지 지급하기로 계약했다. 다만 금융위 승인 결정이 나는 대로 대금을 지급해 인수작업을 내년 2월 말이나 3월 초쯤 마무리할 계획이다.
금융위는 승인 신청을 심사한 뒤 예비인가를 내주고, 이후 최종적으로 본인가를 한다. 통상 본인가를 받기까지 3개월가량 걸린다. 금융당국은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차입으로 건전성이 훼손되는지 여부를 면밀하게 살펴 자회사 편입 승인을 할 방침이다. 부채비율, 이중 레버리지 비율(지분법 적용 주식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 지주회사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 3가지 지표를 중심으로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점검하겠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의 부채비율은 30%, 이중 레버리지비율은 117%에 불과하다.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12.22%에 이른다.
◇자금 조달 잘 이뤄질까=시장의 관심은 4조7000억원에 이르는 돈을 어떻게 조달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에서 내부 조달할 수 있는 재원은 약 3조3000억원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 내부 유보금 1조원에 하나은행과 하나대투증권 등 자회사 배당가능금액 2조3000억원을 합한 것이다. 결국 1조4000억원가량을 새로 조달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를 위해 하나금융은 이미 칼라일, KKR 등 사모펀드와도 접촉하고 있다. 재무적 투자자나 전략적 투자자로 유치하겠다는 생각이다.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 자회사 배당, 채권 발행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하나금융은 내년 2월 정확한 자금조달 방안을 확정할 예정이다.
다만 배당을 받으면 이중 레버리지비율이 140%까지 일시적으로 상승하게 돼 금융위의 승인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배당을 무작정 많이 받을 수 없는 이유다.
이에 따라 배당, 유상증자는 물론 하이브리드 채권, 전환상환우선주, 후순위채 발행으로 부족한 부분을 메운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하이브리드 채권 등은 일정부분 자본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금융위 심사를 통과하기 유리하다.
김찬희 기자 c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