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일부 外高 “기말고사 성적없다” 응시자격 박탈… 광주지역 中3 날벼락

입력 2010-11-25 21:27

광주시교육청과 진학 담당 교사들의 안일한 판단으로 광주지역 중학생들이 서울지역 외국어고등학교 진학을 위한 응시자격을 박탈당해 학생과 학부모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25일 광주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외교관을 꿈꾸며 외고 진학을 준비해왔던 광주 I중 3학년 장현정(가명·16)양은 최근 담임교사로부터 “2학기 기말고사를 치르지 않아 외고 진학이 불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눈물을 쏟았다. 서울 K외고 진학을 준비해온 장양은 “기말고사 날짜를 자신이 늦춘 것도 아닌데 그토록 바라던 학교에 원서조차 낼 수 없다는 게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근 D중학교 3학년 김철수(가명·16)군도 같은 이유로 외고 진학이 좌절되자 며칠째 밤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김군은 “아무런 잘못도 없이 3년간 간절히 바라온 염원이 순식간에 날아가 버렸다”며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 조건을 만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외고 진학 희망자들이 응시원서를 낼 수조차 없게 된 것은 서울지역 외고 가운데 일부가 올해부터 중학교 3학년 2학기 기말고사 성적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이들 외고는 진학 희망자들이 내신성적을 반영하는 중간고사까지는 열심히 공부한 뒤 나머지 기간에는 면학 분위기를 흐리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규정을 바꿨고, 입학전형 실시 3개월 전 이를 공고했다.

서울 대원외고 등은 기말고사 성적을 반영하기 위해 12월 1∼3일 응시원서 접수를 하고 같은 달 15일 합격자를 발표하기로 했다.

그러나 광주교육청과 광주지역 중학교 교사들은 이 같은 정보에 둔감, 외고 진학생들을 위해 기말고사 기간을 앞당기지 않았다. 이들은 지난 3월 교육과학기술부 주최로 전국 광역시·도 고입 담당 장학사 회의에서 외고 등 특수고등학교의 입시전형을 12월 5일 이전에 끝내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고 이 경우 기말고사 성적은 입시전형에 반영되지 않을 것으로 굳게 믿은 것이다.

광주지역 학부모들은 “16개 광역단체 가운데 광주에만 외고가 없어 다른 곳으로 진학하는 현실도 서러운데 입학 전형조차 할 수 없어 미래를 이끌어갈 청소년들의 가슴에 피멍이 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시·도 별로 처해진 상황이 달라 12월 5일에 맞춰 최대한 노력해보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날짜가 확정되지는 않았다”며 “2학기 기말고사 성적 반영 여부에 대해서는 각 시·도 교육청 자율 결정에 맡겼다”고 해명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