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대포병 레이더 고장? 꺼뒀다?… 뒤늦게 부랴부랴 켰을 가능성
입력 2010-11-25 21:43
북한군 포격 당시 연평도에 배치된 우리 군의 대포병 레이더(AN-TPQ37)가 꺼져 있었다는 의혹이 25일 제기됐다.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전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태영 국방장관에게 “(북한 포격 당시) 대포병 레이더가 작동 안 됐냐”고 물었다. 김 장관은 “(북한이) 처음에 쐈을 때는 대포병 레이더가 바로 작동이 잘 안 된다. 시간이 좀 걸린다”면서 “그래서 처음에는 (북한군 포격 지점을) 못 잡고 2차 사격 때 잡았다”고 인정했다.
대포병 레이더를 꺼둔 우리 군이 북한군의 1차 사격을 받고나서야 부랴부랴 켜서 사격장소를 찾았을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대포병 레이더는 지속적으로 켜 뒀을 경우 과열돼 고장 위험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우리 군은 그동안 대포병 레이더를 24시간 가동하지 못하고, 훈련이나 북한군 움직임 예후가 있을 때만 잠깐씩 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지난 8월 북한군이 서해북방한계선(NLL)쪽으로 110여발의 해안포를 사격했을 때도 당시 백령도에 배치해 둔 대포병 레이더는 고장 난 상태였고, 연평도의 대포병 레이더는 꺼져 있어 북한의 사격을 전혀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 북한군 도발 이전에는 미그기의 움직임 등 사전 징후가 포착됐다. 우리 군은 이 같은 징후를 알고도 대포병 레이더를 가동하지 않았다면 ‘안일하게 대응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합동참모본부는 “대포병 레이더는 작동 중이었지만 제 역할을 못해 방사포가 날아오는 개머리 진지를 인식하지 못했다.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른다”고 반박했다.
노용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