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후방 방사포 옮겨와 융단포격… 민간 살상 극대화 노렸다
입력 2010-11-25 18:34
북한이 지난 23일 연평도 포격 당시 민간인 피해를 극대화하기 위해 인명살상용 특수 폭탄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열압력탄이라는 주장도 제기됐으나 군 당국은 정확한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한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군 고위 소식통은 25일 “북한이 연평도에 발사한 포탄을 수거해 1차 분석한 결과, 콘크리트를 관통하고 화염 효과를 극대화하는 특수 폭탄의 일종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 폭탄은 폭발 때 고열과 고압을 발생시켜 인명을 살상하는 열압력탄과 유사한 것”이라며 “북한이 대규모 인명을 살상하고 화재를 발생시켜 혼란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현재 군 당국은 연평도 피폭 현장에서 불발된 채 발견된 122㎜ 방사포 20여발을 수거해 정밀 분석 중이다. 특수 폭탄의 사용이 확인될 경우 그 파장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는 북한의 포격이 단순 도발이 아니라, 민간인의 대량 살상을 목표로 한 고의적인 것임을 입증하기 때문이다.
앞서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은 24일 국회 국방위에서 “북한이 개머리 해안기지에서 쏜 곡사포는 북한이 자체 개발한 열압력탄을 처음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일반 곡사포는 한번 폭발하고 끝나지만 폭발 당시 영상을 보니 이중 폭발을 한다”며 “이는 열압력탄의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열압력탄은 갱도나 동굴, 콘크리트 건물 등을 파괴하기 위해 개발된 특수 폭탄으로, 화약 안에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등 고체 분말을 넣어둔다. 1차 폭발 후 화약 분말이 확산되면서 큰 화염을 일으키는 2차 폭발을 일으킨다. 이때 큰 충격과 화재가 발생하는데 폐쇄된 공간에 있는 사람의 경우 당시 화재로 인한 산소부족으로 생명을 잃을 수 있다. 송 의원실 관계자는 “북한이 90년대 초반 러시아에서 사용하던 PRG-7 대전차로켓 107㎜ 화포를 90년대 말 수입해서 자체 개발을 통해 122㎜ 방사포용으로 만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군 관계자는 “북한이 122㎜ 방사포탄을 사용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이 일반적인 방사포탄인지, 송 의원이 주장하는 열압력탄인지 단언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언론에 공개된 파편의 모양과 탄흔 등으로 미뤄봤을 때 이를 열압력탄이라고 보기는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