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폭약량 곡사포의 8배 北 해안포부대엔 없어
입력 2010-11-25 18:32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은 25일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의에 포탄피를 들고 나왔다. 박 의원은 “어제 연평도에서 직접 들고 온 것”이라며 “북한에서 쏜 122㎜ 방사포로 길이는 약 3m이고, 사거리는 약 20㎞에 달한다”고 소개했다. 박 의원은 이어 “연평도 부대와 민가에 떨어진 포탄은 일부 70㎜ 곡사포를 제외하면 탄피 대부분이 122㎜ 방사포”라고 밝혔다.
방사포(放射砲)는 동시에 많은 로켓을 발사할 수 있는 장치로, 로켓포가 들어 있는 여러 개의 발사관을 한데 묶은 것이다. 우리 군 무기체계에서는 ‘다련장로켓’으로 불린다. 북한이 이번에 동원한 것으로 확인된 122㎜ 방사포는 구(舊) 소련의 다련장로켓포 ‘BM-21’을 개량한 것이다.
방사포의 가장 큰 특징은 파괴력이 크다는 점이다. 똑같은 122㎜포라도 같은 크기 곡사포의 탄두중량(폭약량)이 약 3.6㎏인 데 비해 122㎜ 방사포탄의 탄두중량은 27㎏이 넘는다. 북한이 해안포뿐 아니라 화력이 뛰어난 방사포를 사용했다는 사실은 연평도 해병부대를 초토화하겠다는 계산을 했다는 방증이다. 특히 사거리가 긴 방사포를 동원한 것은 민간인 피해도 염두에 뒀음을 암시한다.
방사포는 발사 속도도 뛰어나다. 국방부 자료에 따르면 이번에 북한이 동원한 122㎜ 방사포 발사속도는 20분에 40발로, 30초당 1발 격이다. 하지만 이 20분에는 40발을 쏜 뒤 포탄을 교체하는 시간이 포함돼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40발을 발사할 경우 1분 안에도 가능하다.
북한이 보유한 방사포는 107㎜ 단거리 로켓에서부터 최대 사정거리가 60㎞ 이상으로 알려진 240㎜급까지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122㎜급 방사포가 수적인 주력을 담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방사포는 사단급 편제에는 존재하지 않고, 군단 방사포병여단에 122㎜ 2개 대대, 240㎜ 1개 대대가 편제돼 있다.
북한은 평시에는 방사포를 전방의 해안포대가 아닌 군단급 부대에서 활용하고 있다. 이번에 연평도를 포격한 북한의 해안포 부대 역시 122㎜ 방사포가 배치돼 있지 않다. 우리 군 당국은 인민군 제4군단 예하 방사포여단에서 방사포를 옮겨 와 연평도를 포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나라당 한기호 의원도 2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북한이 쏜 방사포는 (연평도에) 공격을 감행한 북한 군부대 인근에는 없던 무기로, 북한 후방에 있던 것을 전진 배치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