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북, 연평도 포탄 도발은 김정은 영도” 선전

입력 2010-11-26 01:10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김정일 국방위원장 후계자 김정은(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의 영도라고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북 인터넷매체 데일리NK는 25일 북한 내부소식통을 인용, “공장의 초급 당비서가 24일 저녁 총화 시간에 ‘남조선이 우리 공화국을 넘보고 도발을 자행했지만 장군님(김정일)의 군대는 이를 용납하지 않고 몇 배로 보복했다’고 이야기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적들의 대결책동이 몰아쳐도 청년대장이 영도하는 혁명적 무장력이 버티고 있는 우리에게는 승리뿐이라는 내용의 교양이 있었다”며 “정세가 복잡할수록 장군님과 청년대장을 잘 모셔야 우리에게 승리가 보장된다는 선전에도 열을 올렸다”고 전했다. 그는 “이런 교양 외에도 23일 오전에 노농적위대와 교도대에 대한 비상소집이 진행돼 각 진지에 투입된 상태”라고 소개했다.

한편 김정일 위원장과 김정은이 연평도 도발을 전후해 곳곳을 현지시찰 한 것으로 나타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조선중앙통신이 도발 하루 전인 22일 김 위원장 부자가 황해남도 용연군의 오리공장 등을 찾아 현지지도를 했다고 보도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며 “다만 김 위원장 부자가 현지 포병부대를 방문했는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 부자가 방문한 곳은 용호오리공장, 용연바닷가양어사업소, 용정양어장 등 세 곳이다. 겉으로는 경제시설로 보이지만 연평도에 포탄을 퍼부은 개머리 해안포기지에서 불과 80㎞ 떨어진 곳이다. 특히 인민군 총참모부 작전국장인 김명국 대장이 수행한 점으로 미뤄 김 위원장 부자가 당시 해안포 기지의 상급부대인 강령 포병대대를 시찰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들이 포병대대를 시찰했거나 김격식 4군단장과 만났을 경우 연평도 공격계획을 사전에 보고받고 승인했을 가능성이 높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김 위원장 부자가 평안남도 대안군의 대안친선 유리공장과 강서군의 강서약수 가공공장을 현지지도했다고 25일 보도했다. 북한 매체들의 관행으로 볼 때 이번 현지지도는 23일 혹은 24일에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연평도 도발 이후 첫 공식 공개 활동인 셈이다.

김 위원장은 새로 건설된 강질유리직장(생산라인)을 둘러본 후 “조·중 친선의 상징으로 되는 이 공장의 생산을 늘리는 것은 두 나라 친선협조 관계의 생활력을 과시하는 데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중앙통신은 전했다. 이 같은 행보는 천안함 침몰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연평도 도발에 대한 중국의 지지를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