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北 포격당일 全軍비상태세… 도발 채비?

입력 2010-11-25 21:42

북한이 연평도를 포격 도발한 당일 전군에 ‘비상경계태세 2호’를 발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25일 ‘북한군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23일 북한은 비상경계 태세를 갖추라는 총참모부 전신지시문을 전군에 하달했다”며 “모든 부대에 진지 사수를, 출장 나갔던 군인들에게는 귀대를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포격 도발을 위한 사전 혹은 사후 조치로 해석된다. 정확한 시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도발 전이라면 치밀한 준비의 일환이었다고 유추할 수 있다. 포격 후라면 국군의 반격으로 인한 확전에 대비한다는 의미와 함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비상경계태세 2호’는 ‘준전시 상태’보다 낮은 단계의 경계태세로 전신 지시문으로 하달돼 외부에서는 이를 인지하기 어렵다. 공개된 형태로 전달되는 최고사령관 명령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이 소식통은 “이번 사태로 군에서는 12월 초부터 실시될 예정이었던 동계훈련을 사실상 가동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보도에 따르면 북한 군인들은 이번에 진짜 전쟁이 일어나는 줄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 부대는 일절 외출을 금지하고, 부업지(부대 식량 해결을 위한 농사일) 등 외부 근무에 동원됐던 군인들도 속속 복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당국은 또 이번 포격 도발을 내부 체제 결속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RFA는 함경북도의 소식통을 인용해 “포격사건이 일어난 당일 직장 간부들은 ‘괴뢰도당의 전쟁도발 책동으로 언제 전쟁이 터질지 모르니, 근무 장소를 절대 이탈하지 말라’는 지시를 하달했다”며 “전국적으로 미국과 남조선의 전쟁책동을 규탄하는 군중대회가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일본 산케이신문은 이날 북한이 수개월 내에 핵탄두 탑재 가능한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의 발사실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반도 문제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사정거리 3000㎞)의 발사실험을 통해 실전배치가 가능하다는 걸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정승훈 기자 shj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