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대응사격에 철모 타는 줄 몰라” 임준영 상병 화상에도 분투

입력 2010-11-25 22:08


“오로지 K-9 자주포를 제 위치에 조준해야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북한이 연평도에 포탄을 퍼붓던 지난 23일 오후 연평부대 포7중대 임준영(21·사진) 상병은 철모 외피가 불에 타는 줄도 모른 채 대응사격에 여념이 없었다. 북한의 공격이 시작되자마자 막사 주변은 온통 불구덩이였다. 직감적으로 K-9 자주포를 포상에 위치시켜야 한다는 생각에 임 상병은 화염 속으로 달려 들어갔다. 자신의 철모 외피에 불이 붙어 철모는 물론 턱끈과 전투복까지 타들어 가고 있단 사실을 깨달은 건 1시간여의 대응사격이 끝난 뒤였다. 화상을 입은 인중이 따끔거리면서부터였다. 군은 임 상병의 철모를 해병대 박물관에 영구 전시키로 했다.

연평도 피해 복구 작업에 참여하고 있는 임 상병은 25일 “적에게 즉각 대응하지 않으면 부대원이 다친다는 생각뿐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전사한 동료 2명의 몫까지 더해 복구 작업에 힘을 보태겠다”고 다짐했다.

고(故) 서정우(22) 하사와 문광욱(20) 일병의 전사 사흘째를 맞는 이날 경기도 성남 국군수도통합병원 합동분향소에는 추운 날씨에도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줄을 이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황식 국무총리,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와 안상수 대표 등이 조의를 표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일본 총리도 두 전사자의 명복을 빌었다. 하토야마 전 총리는 “일본 국민을 대표해 고인들에게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한 뒤 “북한의 이번 전투행위에 대해 일본 국민 모두 분개하고 있으며 특히 민간인까지 희생된 데 대해 굉장히 가슴 아파하고 있다”고 일본의 분위기를 전했다.

고등학교 교사인 서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50)씨의 동료 교사들과 학생들도 분향소를 찾았다. 김씨의 제자인 강주희(18·광주 대성여고 3학년)양은 “TV로 선생님의 우는 모습을 접하며 마음이 아파 직접 찾아뵀다”고 말했다.

성남=김수현 이용상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