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가족도 없는 죽음… 더 슬픈 ‘마지막 길’

입력 2010-11-25 22:07


인천 연평도 해병대 관사 신축 공사현장에서 일하다 북한의 해안포 공격으로 현장에서 숨진 K건설 총괄작업반장 김치백(61·인천 가정동)씨와 미장 작업반장 배복철(60·인천 주안2동)씨의 시신이 25일 육지로 운구됐다.



시신은 해경 경비정에 의해 25일 오후 4시10분쯤 인천항 해경 전용부두에 도착했다.

앞서 오전 10시쯤 양측의 유가족 각 3명은 연안부두에서 옹진군청 행정선을 이용해 연평파출소로 이동해 시신을 확인했으며, 시신을 장례식장이 있는 인천시내로 옮기는 데 동의했다.

시는 오후 2시쯤 인천 구월동 가천길병원 장례식장 201호실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특실이 나는 대로 26일쯤 분향소를 옮길 예정이다. 공동으로 차려진 빈소에는 고인들의 영정이 나란히 모셔져 있었다.

하지만 고인이 된 김씨의 유가족은 20∼30대 나이의 1남1녀이고, 배씨의 경우 혼자 살고 있어 빈소는 쓸쓸했다.

빈소에 도착한 양가 유가족 10명은 고개를 들지 못한 채 ‘어떡해’를 연발하며 통곡했다.

배씨의 막내 동생 기남(53)씨는 “형과 성격이 잘 안 맞는다고 평소 말대꾸를 심하게 한 것이 한이 맺힌다”고 눈물지었다.

김씨의 첫째 누나 복순(65)씨는 동생의 영정을 한없이 쓰다듬으며 울다가 바닥에 그대로 주저앉아 통곡했다.

김씨 부인 강모씨는 “이사를 해야 하고 시아버지 제사도 있어 다음 주에 연평도에서 나와 내년 4월에 다시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조금만 참으면 나오는 것이었는데 이렇게 변을 당했다”라며 오열했다. 김씨 유가족은 김씨의 노모(80)에게 아직 아들의 사망소식을 전하지 않은 상태라고 전해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동료들은 “가족도 없는 배씨의 죽음이 너무 안타깝다”며 “총괄작업반장인 김씨의 경우 지난 8개월 동안 인부 10명의 지도자였다”고 말했다.

K건설 임원은 “숨진 두 사람은 각각 1억원 상당의 산업재해보험에 들어있다”며 “사고현장은 건설공제조합의 건설재해보험도 가입돼 있어 유가족들과 협의를 통해 적절한 보상을 하게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인천=정창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