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항모 서해 출격은 “또 도발땐 궤멸” 北에 경고 메시지

입력 2010-11-25 21:36


미국 해군 7함대 소속 핵추진 항공모함인 조지워싱턴호(9만7000t급)가 오는 28일 서해에서 실시되는 한·미 연합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한반도에 배치된다. 천안함 침몰 사태의 후속 조치로 동해에서 실시된 ‘불굴의 의지’ 훈련을 위해 지난 7월 말 부산을 찾은 지 불과 4개월 만이다.



겉으로 볼 때 미 항공모함이 한반도를 찾는 것은 낯설지 않다. 평소 한반도 유사시 등에 대비한 훈련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측은 조지워싱턴호의 서해 훈련 참가 역시 북한의 연평도 도발 이전에 예정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조지워싱턴호는 대공방어 및 수상전 수행능력 등을 중점적으로 훈련할 계획이다. 이번 훈련에는 순양함 카우펜스함(9600t급), 구축함 샤일로함(9750t급) 등도 참가하나 핵잠수함 등은 오지 않는다. 한반도 유사시에는 일본 요코스카와 사세보, 괌 등에 배치된 미 7함대 전력 외에 미 본토에서 최대 4개의 항모전단이 추가로 배치된다.

그러나 웬만한 국가를 초토화할 수 있는 화력을 지닌 항공모함이 움직인다는 것은 단순한 훈련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게 일반적인 해석이다. 항공모함은 미국의 힘을 상징하며, 이라크전 등에서 전초기지 역할을 했다.

미 해군은 항공모함을 11척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조지워싱턴호만이 미국 본토가 아닌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배치돼 있다. 조지워싱턴호를 주축으로 한 7함대는 아시아와 태평양을 관할한다.

이 때문에 미군이 해외에서 운용 중인 유일한 항공모함이 단기간에 한반도를 연거푸 찾는다는 것은 그만큼 북한의 연평도 도발 사태가 심각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항공모함은 홀로 다니지 않으며 수많은 전투함과 전투기, 전투부대로 구성된 항모 타격전단(CSG·Carrier Strike Group)을 구성한다. 조지워싱턴호의 경우 90대의 최신예 전투기를 탑재할 수 있고, 토마호크 미사일 등을 탑재한 이지스함이 호위하고 있다.

만일 북한이 서해에 들어온 조지워싱턴호를 향해 미사일 등으로 도발한다면 북한 전역의 모든 주요 시설이 순식간에 항공모함 전단에 의해 파괴될 수 있다. 중국 역시 항공모함 전단의 사정권에 들어간다.

따라서 항공모함이 서해에 들어간다는 것은 북한에 도발하면 생명줄을 끊어놓겠다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 아직 1대의 항공모함조차 실전에 배치하지 못한 중국은 무언의 무력시위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1996년 중국이 대만해협에서 미사일 발사 훈련을 하는 등 위협을 가했을 때 2척의 항공모함을 급파하기도 했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