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연평도 도발] 양국의 해법은 뭘까… 美, 中 활용 北 저지-中, 北 우회적 통제

입력 2010-11-25 21:33

북한의 연평도 포격 이후 추가도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인 해법 찾기에 나섰다. 미국은 한국과 함께 일본, 유럽 등 국제적 공조를 이끌어내며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압박하고 있다. 중국은 관련국들의 냉정과 자제를 촉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북한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추가적인 도발을 억제할 방안을 모색 중이다.

◇미, 전방위 대(對)중 압박으로 북한의 추가도발 저지=미국은 연일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정치·경제적으로 북한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을 움직여 ‘북한 때리기’에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 “중국이 북한에 분명한 태도로 임해야 한다”고 요구한 데 이어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도 25일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일본 외상과 전화 회담에서 중국에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촉구한 건 이를 방증한다. 마이클 헤이든 전 미중앙정보국(CIA) 국장도 2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중국이 압박하지 않는 한 북한의 추가 군사도발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일본 유럽 등 국제사회와 공조해 중국이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발휘하도록 지속적인 압박을 가한다는 전략이다.

미국이 28일부터 시작되는 서해 한·미 연합훈련에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 워싱턴호를 출격시킨 것도 중국에 대한 하나의 압박카드다. 중국이 북한에 채찍을 들지 않을 경우 대북 억제력을 위해 미국이 더 강한 군사력을 동원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려는 측면이 강하다.

◇중, 직접적인 대북 압박보다는 간접적 영향력 동원=중국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력을 마냥 무시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홍콩의 유력 영자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SCMP)도 25일 ‘중국, 행동으로 북한의 고삐를 당길 때’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중국이 영향력을 활용해 북한에 대한 통제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중국은 일단 겉으로는 관련국들의 냉정과 자제를 촉구하면서 북한에 대한 간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해 ‘설득과 압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어떤 군사적 도발 행위에도 반대한다”고 밝힌 건 북한에 대한 우회적인 압박이다. 중국은 특히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할 경우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북측에 전달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 입장에선 후계과정에서 중국의 절대적 지지가 필요한 데다 경제적으로도 전체 대외교역량의 70% 이상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고, 최근엔 중국과의 대규모 경제협력에도 주력하고 있는 만큼 중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는 형편이다.

중국은 한국과 미국에도 북한을 자극하는 행동을 자제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하며, 6자회담 재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항공모함인 조지 워싱턴호가 참가하는 한·미 서해 연합훈련에 대해 “예의 주시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