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한국 레슬링, 세대교체 실패… 28년 만에 노골드 작전 실패도 부진에 한몫
입력 2010-11-25 18:05
한국 레슬링이 최악의 부진에 빠졌다. 이번 대회 그레코로만형과 자유형 14체급에 출전한 한국 남자 레슬링은 단 한개의 금메달도 따내지 못하고 은 2, 동 4개에 그쳤다.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효자 종목이던 레슬링이 아시안게임에서 노골드에 그친 것은 1982년 뉴델리 대회 이후 28년만이다.
한국 레슬링의 몰락은 세대교체 실패와 작전 실패로 요약된다. 한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 노골드의 아픔을 만회하기 위해 2012년 런던올림픽을 겨냥,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남자 선수 14명 중 7명이 국가대표로 뽑힌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신예들이다. 야심차게 출범한 대표팀은 지난 7월 아시아선수권대회서 금메달 5개를 따내며 이번 대회를 앞두고 기대감을 높였다.
금메달 4개를 목표로 광저우에 들어온 한국은 대진운도 따르지 않으면서 초반부터 삐걱거렸다. 강력한 금메달 후보 그레코로만형 55㎏급의 최규진(25·조폐공사)은 1회전에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하미드 수리안 레이한푸르(이란)를 만나 패배하고 말았다. 레이한푸르는 무리한 체중 감량으로 체력에 문제가 있어 후반에 만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는 상대였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정지현(27·삼성생명)은 재기에 대한 부담감에 시달리면서 금메달 일보 직전에서 무너졌다.
초반부터 밀어붙이는 한국의 작전 실패도 부진의 한 몫을 했다. 대표팀은 그라운드 상황에서는 체력이 좋은 중동선수들에게 밀린다고 보고 스탠딩 자세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상대를 괴롭혀 체력을 떨어뜨리는 작전으로 경기에 임했다. 한국의 이런 작전을 눈여겨 본 경쟁국들은 스탠딩 자세에서 철저한 수비로 한국의 공격을 봉쇄했고 작전이 빗나간 한국은 줄줄이 무너졌다.
서완석 부국장기자 wssu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