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핸드볼, 日에 패해 6연패 무산… 잇단 팀 해체 선언으로 마음 흔들려
입력 2010-11-25 18:05
‘우생순 신화’를 이어가려던 한국 여자 핸드볼이 일본에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아시안게임 6연패 달성에 실패했다.
한국은 25일 광저우의 광궁체육관에서 열린 일본과의 여자 핸드볼 4강전에서 시종 밀리는 경기를 펼친 끝에 28대29, 1점차 패배를 맛봤다. 확실한 금메달 종목으로 꼽혔던 여자 핸드볼은 이로써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1990년 베이징 대회부터 이어온 연패 행진에 종지부를 찍었다. 한국은 1972년 뮌헨 올림픽에 출전한 뒤로는 올림픽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한 한 수 아래의 상대 로 꼽혔던 일본에 완패해 충격이 더 컸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여자실업팀 벽산건설과 성남시청의 팀 해체 선언으로 어수선해진 분위기가 선수들의 부진한 경기력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국은 한두 골씩 주고받다가 5-5로 맞선 전반 12분부터 갑자기 무더기 골을 허용하며 흔들렸다. 6분 동안 한국은 1점도 넣지 못했고 일본은 이 틈을 이용해 나카무라 가오리, 신조 아키나, 이토 아이미, 후지 시오, 외가키 아키에가 돌아가면서 골네트를 흔들었다. 스코어는 5-10, 두 배로 벌어졌다.
한국은 전반 18분 명복희가 골을 터뜨려 긴 침묵을 깼고 전반 후반에 유은희가 연속 득점으로 추격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한국은 일본의 후지에게 중앙 슛을 계속 허용하면서 점수차를 좁히지 못하고 전반전을 11-15로 마쳤다. 태극낭자들은 경기 종료 7분여를 남기고 대반격을 시작됐다. 한국은 22-27에서 문필희가 2골, 유은희가 1골을 몰아쳐 순식간에 25-27로 따라붙었다. 후지에게 한 골을 내줬지만 유은희가 26분과 27분 연속골을 터뜨려 27-28로 1점차까지 추격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은 28-29로 뒤진 경기 종료 3초 전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 위한 마지막 슈팅을 날렸으나 아쉽게 상대 골키퍼에 손에 막히고 말았다.
이재영(54) 대표팀 감독은 “아시안게임 6연패 불발에 대해 가슴이 아프고 책임을 통감한다. 한국 여자 핸드볼이 새롭게 출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준동 기자 jd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