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북정책 트집잡는 저의가 뭔가

입력 2010-11-25 21:53

공직자와 정치권은 북의 무자비한 연평도 포격에 대해 당연히 한목소리로 규탄해야 한다. 우리 영토가 무참히 유린되고 군인과 민간인이 희생된 상황에서 대한민국에 적을 둔 사람이라면 북의 비이성적, 비인도적 처사를 비난하는 데 주저해선 안 된다. 그럼에도 엉뚱한 소리를 해대는 세력이 있어 안타깝다.



민주당 소속인 송영길 인천시장은 연평도 방문을 마치고 돌아온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민들이 서해5도에 살아주는 것만으로도 애국적 행위인데 대북 강경책으로 갈수록 조업도 힘들고 긴장감이 높아진다”며 마치 정부의 대북정책이 잘못됐기 때문에 북으로부터 공격을 받았다는 식의 발언을 했다. 송 시장은 도대체 어느 나라 사람인가. 북의 무차별 공격으로 연평도가 불바다가 된 지 단 하루 만에 이런 무책임한 말을 입에 담다니 저의가 의심스럽다. 국가위기 상황에서 북의 행위를 비난하지는 못할망정 정부 정책을 비판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설령 대북정책에 다소 문제가 있다하더라도 지금은 그런 말을 할 때가 아니다.

송 시장은 앞서 자기 트위터에 “북측의 훈련중지 경고통지가 있었으나 우리 군에서 북측이 아닌 방향으로 포사격 훈련을 하자 자극받은 북이 우리 군 포진지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는 글을 올렸다가 네티즌들의 비난이 제기되자 하루 만에 삭제했다. 이 역시 부적절한 표현이다. 우리 군이 북측에 공격의 빌미를 줬다는 식으로 들린다. 군이 우리 영해에서 사격훈련도 해서는 안 된다는 얘기인가.

거기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한·미 양국이 준비 중인 서해 연합군사훈련 계획의 철회를 요구했다. 확전의 구실이 될 수 있다는 게 두 당의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북의 입장에서 본 잘못된 생각이다. 지금은 한·미 연합군의 방어태세가 확고함을 보여줄 때다. 정파를 떠나 정부의 군사 대비태세 확충에 협조하는 게 옳다. 그나마 국회가 대북규탄결의안을 사실상 만장일치로 채택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한나라당의 결의안 초안에 이의를 제기하던 야당 의원들 상당수가 찬성투표를 한 것은 따가운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