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감목 개혁연대, 조직 재정비 새 출발
입력 2010-11-25 20:25
‘감리교 개혁을 위한 상설조직’을 표방한 전국감리교목회자(전감목) 개혁연대가 총회를 열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했다. 조직과 정책방향 및 운영체제를 바꾸고, 지휘부를 대거 교체했다. 전감목 개혁연대가 교단 현안 문제에 대해 제 목소리를 못 내고, 대중적 지지기반 역시 잃어가고 있다는 안팎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전감목 개혁연대는 25일 경기도 성남시 선한목자교회에서 ‘2010 정기총회’를 개최했다. 1부는 감리교 회복과 개혁을 위한 기도회로 진행됐다. 상임대표인 김고광 수표교교회 목사는 설교에서 “가장 도덕적이어야 할 목회자와 교회가 가장 비도덕적이라고 비난 받는 것이 현실”이라며 “젊은 목사들이 주축인 전감목이 정치 성향을 넘어 공동의 선을 이루고, 학연·지연 등 친분 관계를 넘어 교회의 도덕성을 세워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힘을 가진 사람의 나팔수가 아니라 도덕성에 근거한 광야의 소리를 낼 수 있어야 감리교회를 갱신, 개혁으로 이끌 수 있다”고 당부했다. 참석자들은 ‘감리교 회복과 개혁을 위해’ 통성으로 기도했다.
2부 토론회에서는 전감목 개혁연대 활동에 대한 평가와 전망이 논의됐고, 연회별 토의도 있었다. 지금과 같이 동력이 떨어진 상태로는 개혁도, 대중적 지지도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자성이 쏟아졌다. 교단 내 ‘선(先) 총회’와 ‘선 재선거’ 측이 팽팽히 맞서는 상황에서, 제3의 방식인 개혁총회를 내걸었던 전감목 개혁연대가 ‘조건부 재선거 지지’로 정책 방향을 바꾼 것이 스스로를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게 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일부 목회자들은 전감목 개혁연대가 정치세력화하는 것을 지양하고, 순수한 신앙 운동으로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감목 개혁연대는 회칙을 개정, 기존에 임의로 선임하던 공동대표를 각 연회 조직의 대표들이 맡도록 했다. 이에 따라 5개 연회 대표인 박상칠 김의중 오명동 허태수 박철 목사가 공동대표에 올랐다. 또 집행위원회를 없애고 운영위원회를 신설했다. 운영위원회는 상임대표와 공동대표, 운영위원장 및 부위원장, 사무총장 등으로 구성된다. 중앙의 집행부가 아니라 연회 조직을 중심으로 ‘아래서부터의 개혁’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의미다. 그 핵심인 운영위원장에는 조경열 아현감리교회 목사가 선임됐다. 조 목사는 “지난 2년간 전감목의 역사를 보면 모든 일이 쉽지 않았고 시행착오도 많았지만 여기까지 왔다”며 “제대로 일할 수 있도록 회원들의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전감목 개혁연대는 내년도를 정체성 확립과 개혁의 토대를 다지는 해로 정했다. 연회별 개혁 기도회 및 정기 개혁포럼 개최, 미조직 연회를 상대로 한 조직 활동, 평신도 단체와의 연대 사업 등을 벌일 계획이다.
성남=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