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서 北해안포 타격 사실상 불가능

입력 2010-11-25 01:08

연평도에는 북한의 해안포를 무력화시킬 전력은 존재하지 않았다. 군은 연평도에 배치된 K-9 자주포로 북한의 해안포를 향해 대응사격을 실시했지만 정작 포진지는 맞추지 못하고 막사나 부대시설만 타격했다.

합참 상륙담당관 최창룡 대령은 24일 “북한 해안포는 해안 절벽지대에 갱도를 구축해 사격하기 때문에 우리가 운영하는 곡사화기로는 직접 타격하기 힘들다”며 “막사와 주변 다른 시설을 공격해 실질적으로 해안포 운영을 힘들게 했다”고 밝혔다. 전날 이홍기 합참 작전부장이 “북한의 발사원점을 찾아 발사했다. 피해가 상당할 것”이라고 공언한 것과는 배치되는 발언이다.

갱도를 정확하게 타격하기 위해서는 단거리 지대지미사일을 사용하거나 공군전투기에서 정밀 타격 미사일을 발사해야 한다. 공군전투기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은 교전수칙상 같은 종류의 무기로 공격해야 하는 ‘비례성’의 원칙에 위반된다. 지대지미사일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연평도에 105㎜포가 있지만 사거리가 짧아 북한 영토까지는 못 미친다. 사실상 북한의 해안포를 공격할 수단이 없는 셈이다.

북한의 해안포 발사지점을 포착하기 위해 배치된 대포병 레이더(AN/TPQ-36)도 초기에는 작동하지 않았다. 해병대사령부 김태은 정훈공보실장은 “북한의 무도와 개머리 기지에서 발사된 76.2㎜ 해안포는 직사포로 낮게 깔려 날아오기 때문에 대포병 레이더로 포착되지 않는다”며 “설사 작동했다 하더라도 발사지점을 찾아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레이더는 40년 이상 사용된 뒤 우리 군에 도입된 것이다. 해병대 측에 따르면 북한이 2차 공격을 했을 때 레이더가 작동해 개머리 기지 뒤쪽에서 발사된 122㎜ 방사포를 포착했다.

북한이 포사격을 시작할 때 연평도 해병부대는 K-9 자주포 발사훈련을 하고 있었다. 갑작스레 북한의 해안포가 날아들자 포병들은 장비와 함께 포상으로 피했다. 포상은 지붕과 벽면을 콘크리트로 만들어 적의 포사격을 피하는 장소다. 북한의 포사격이 잦아들자 포병들은 포탄이 떨어진 지점을 파헤쳐 탄흔을 분석, 포사격이 시작된 지점을 추정한 뒤 즉각 사격을 시작했다. 이 때문에 대응이 늦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김 공보실장은 “고장난 2문의 포를 빼고 4문의 자주포로 최대발사 속도로 쐈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