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남자 멀리뛰기 28년만에 금메달… 김덕현 5차시기서 8m11 기록
입력 2010-11-24 22:21
김덕현(25·광주광역시청)이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쾌거를 이뤘다. 전날 여자 멀리뛰기 정순옥(27·안동시청)의 금메달에 이어 멀리뛰기 남녀 동반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덕현은 24일 광저우시 아오티 주경기장에서 열린 멀리뛰기 결선에서 8m11을 뛰어 중국의 수시옹펑(8m05)을 제치고 선수단에 70번째 금메달을 선사했다. 김덕현의 금메달은 이번 대회 한국 육상의 두 번째 금메달이자 멀리뛰기 남녀 첫 동반 우승을 확정짓는 금메달이다. 멀리뛰기(8m20)와 세단뛰기(17m10)에서 한국기록을 보유 중인 김덕현이 2000년 멀리뛰기에 입문한 지 10년 만에 마침내 아시아 정상에 올라서는 순간이기도 했다.
한국이 육상 남자 멀리뛰기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 이어 28년 만이다. 뉴델리 대회 당시 김종일이 금메달을 목에 건 후 아시안게임 멀리뛰기 금메달은 한국과 인연이 없었다.
김덕현의 이날 금메달은 짜릿한 막판 뒤집기 끝에 나왔다. 4차시기까지 세 차례나 파울을 범하며 7m95에 머물렀던 김덕현은 5차 시기에서 근육 경련에도 불구하고 8m11을 뛰어 수시옹펑을 넘어섰다. 이는 자신이 지난해 하계유니버시아드에서 세웠던 한국기록 8m20에는 못 미친 것이지만 올 시즌 최고 기록이다.
한국 남자 도약 종목의 간판스타인 김덕현은 2006년 도하 대회에서는 주종목인 세단뛰기에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26일 세단뛰기에서 메달권 진입을 노린다.
김덕현은 자신을 불과 6㎝ 차로 추격하던 중국의 수시옹펑이 6차 시기에서 실격을 당해 경기를 마치자 기쁨에 겨워 날뛰며 태극기를 몸에 둘렀다. 취재진은 물론 TV 카메라 앞에서도 우는 법이 없던 김덕현은 갑작스럽게 눈물을 쏟아내며 생애 최고의 순간을 만끽했다.
오랫동안 김덕현을 봐온 문봉기 대표팀 총감독조차 “저런 아이가 아니었는데 우는 것을 처음 본다. 우승했어도 그냥 조용히 물러나지 저렇게 태극기를 펼쳐들고 뛸 애가 아니다”라며 놀라워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