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도발] 軍 응사 때 자주포 2문 고장났었다
입력 2010-11-25 01:05
북한이 23일 오후 연평도를 포격할 당시 우리 군의 K-9 자주포 2문이 고장나 제대로 대응 사격을 하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북한이 1차 포격을 했을 때 발포 위치를 파악해야 하는 대포병 레이더(AN-TPQ36)도 작동되지 않았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4일 국회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한나라당 구상찬 의원이 “연평도에 K-9 자주포가 6문 있는데 2문은 고장나 4문으로만 공격한 게 맞느냐”고 질의하자 “그렇다”고 답변했다. 이어 구 의원이 “1문은 이미 고장났고, 1문은 불발탄으로 인해 포신이 파열돼 고장났다고 한다. 교전 중에 포가 고장났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하자 김 장관은 “불비한 점이 있어 죄송하고, 지금은 다 수리돼서 이상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김 장관은 국회 국방위 전체회의에 출석, “연평도 K-9 자주포를 12문으로 증강하려 한다”면서 “연평도와 백령도에 배치된 전력은 과거 북한의 상륙 위험을 고려했던 것인데 지금은 포격 위험이 더 높은 만큼 화력전 대비 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군 관계자는 “또 대포병 레이더가 작동되지 않아 북한군의 1차 사격 때 개머리 기지와 무도 기지에서 모두 포가 날아왔지만, 발포 위치를 파악하지 못해 무도에만 K-9 자주포를 발사했다”며 “2차 공격 때는 레이더가 작동됐다”고 말했다.
북한은 전날 연평도를 향해 무려 170여발의 해안포를 발사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 가운데 80발은 연평도에, 90여발은 인근 해상에 떨어졌다. 북한은 해안포 외에 122㎜ 방사포도 발사했으며 해병 병사 2명은 방사포 파편에 맞아 희생됐다고 해병대 측은 밝혔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