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도발’ 교계 반응…“만행엔 단호한 대처, 평화 노력은 서둘러야”

입력 2010-11-24 15:08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발생한 뒤 기독교계는 일제히 북한의 도발 행위를 규탄했다. 또 한반도 평화를 위해 간절한 기도를 드려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김운태 총무는 24일 “천안함 폭침이 있은 지 얼마 안 돼 또다시 이러한 만행을 저지른 데 대해 분노와 충격을 금할 길 없다”며 “강력하고도 단호한 우리의 입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무는 “다만 이 일이 더 큰 전쟁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며 “정부는 북한이 조속히 개혁·개방 정책을 받아들여 남북한 국민들이 함께 자유와 평화를 누릴 수 있도록 ‘평화의 채널’을 가동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기총은 25일 이와 관련된 긴급 임원회를 열고 성명서 발표 및 기도회나 규탄대회 개최 방안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전병호 화해·통일위원장은 “평화로운 민간인 마을에 무차별 폭격을 했다는 점에서 이번 일은 도저히 용납할 수 없고 정부도 마땅한 대응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우리 기독교인들이 안타까워해야 할 것은 남북 정부가 평화와 통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이 땅에 한시라도 빨리 평화와 통일의 기조가 다시 설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교회언론회는 성명서를 내고 “북한이 또 도발을 감행한 것은 평화에는 결코 관심이 없고, 오직 전쟁과 도발 의욕만 있다는 것을 드러낸 행태”이라며 “북한은 위협과 협박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한국오픈도어선교회 김성태 대표는 국제오픈도어선교회 조사를 인용, “현재 북한은 김정은 체제 구축을 위해 대규모 숙청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내부 반발이 일어나지 않도록 분위기를 엄혹하게 몰아가는 상황에서 남북 간 긴장을 이용해 정권을 안정시키려는 목적이 크다”고 해석했다.

북한 정치장교 출신인 심주일 부천창조교회 목사도 “포 사격을 하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연평도 도발은 계획적인 것”이라며 “이번 사태는 북한 주민들에게 남쪽의 선제공격을 강조함으로써 외부의 어떠한 침략에도 김정은이 있는 한 안심하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표시”라고 설명했다.

대북 인도적 지원사업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56개 대북지원 단체들의 모임인 대북협력민간단체협의회(북민협)는 대북지원과 관련된 대국민 여론조사 계획을 취소하고, 다음달 초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의 인도적 지원 확대를 촉구하려던 일정도 무기한 연기했다. 북민협 박현석 운영위원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남북 간 피로 물든 역사가 재연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NCCK 전병호 위원장은 “대북 인도적 지원은 북한 정권을 위한 것이 아니고 굶어 죽고 얼어 죽어가는 동포들을 위한 것이므로 계속돼야 한다”면서 “그렇게 사랑을 베푸는 것이 우리가 저들과 다른 점이며 기독교인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종교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