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부자들 “주식 세일” 사재기 공포에 질린 일반인들은 ‘투매’

입력 2010-11-24 18:42

‘역시 강남 부자들은 달라.’

24일 오전 강남 일대 은행 프라이빗 뱅킹(PB)센터와 증권사 창구에 전화가 빗발쳤다. 전날 북한의 연평도 포격 소식에 주식을 내다팔기 위한 것일까. 정반대였다. 이날 아침 개장 직후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주식을 사려는 고객들이 쇄도한 것이다.

대우증권 송파지점은 평소보다 주식을 매수한 고객이 갑절이나 늘었다. 투자 자금도 2∼3배 늘었다. 배진묵 지점장은 “개별 종목 주식을 몇 억원치 매수한 고객도 있다”며 “최근에 주식을 팔았다가 다시 매수하는 투자자들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국민은행 방배PB센터 박승호 팀장도 “오전에 먼저 전화를 걸어와 주식을 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묻는 고객이 많았다”며 “오후 들어 코스피지수가 반등하자 저가 매수 타이밍을 놓쳤다며 아쉬워하는 고객도 있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압구정PB센터 조성만 팀장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올라 투자시기를 저울질하던 자산가들이 여윳돈 일부를 주식에 투자했다”며 “당분간 증시가 조정을 받을 수 있는 분위기여서 조금씩 빠질 때마다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조언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 부자들의 ‘바로미터’는 외국인이었다. 장초반 코스피지수가 고꾸라진 와중에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지자 저가매수 타이밍이라고 판단한 것. 대우증권 윤성환 PB클래스 갤러리아센터장은 “전날 장외거래에서 각종 지표가 떨어졌지만 외국인 선물 매수세는 순유입됐고, 오전에도 외국인이 주식을 사는 걸 보고 팔자보다 관망세로 태도를 바꾼 것 같다”고 말했다.

강남 부자들의 발빠른 움직임은 이날 일반 ‘개미’들이 주식을 대거 내다판 것과 대조적이었다. 대우증권 배 지점장은 “일반 투자자의 경우 불안 심리에 서둘러 주식을 파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