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현실 안주 말고 미래 대비하라”

입력 2010-11-24 18:49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24일 삼성 사장단에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미래를 대비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지난 19일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옛 전략기획실) 복원 지시를 내린 후 처음으로 열린 사장단협의회에 그룹 총괄조직을 재가동하는 취지를 설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룹 총괄조직 책임자로 선임된 김순택 부회장은 회의에 앞서 사장단에 “지금까지 삼성이 이뤄낸 성과는 세계 기업 역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지만, 회장님은 지금 강한 위기의식을 갖고 있으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다가올 변화를 직시해 미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신설되는 그룹 총괄조직이 신사업 육성 등 미래를 준비하는 기능에 초점을 맞춰 운영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김 부회장은 또 “회장님의 경영철학을 전파하고 각 사가 하려고 하는 일을 잘 도와드리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예전 전략기획실처럼 계열사 위에 군림하지 않고 업무 지원 및 조정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뜻이다.

이윤우 삼성전자 부회장이 주재한 이날 사장단협의회에는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과 이수창 삼성생명 사장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40여명이 참석했으며 다음 달 인사에서 사장 승진이 확정된 이재용 부사장은 불참했다. 매주 수요일 열리는 행사지만 이번 모임에선 삼성의 최대 현안인 그룹 총괄조직 구성과 운영에 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돼 회사 안팎의 관심이 집중됐다.

이인용 삼성 커뮤니케이션팀장(부사장)은 “그룹 조직에 관한 구체적인 논의는 없었다”며 “가능한 빨리 조직구성을 마무리해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 모임에선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이 ‘휴대전화 사업의 현황과 전망’에 대해 강연했다. 신 사장은 “올해 삼성 휴대전화의 세계 시장 점유율이 20%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며 태블릿PC ‘갤럭시탭’은 현재까지 전 세계에서 70만대 이상 팔렸다”고 밝혔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