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도발] 국방위 산하 정찰총국 소행인듯

입력 2010-11-25 01:08

연평도 도발을 주도한 배후로 의심되는 곳은 북한 국방위원회 산하 정찰총국이다. 북한의 대남공작 총괄기구인 정찰총국은 천안함 공격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지는 등 북 도발이 있을 때마다 빠짐없이 배후로 지목돼 왔다.

군 당국도 김영철 정찰총국장을 지목했다.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2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 “이번 도발도 김격식, 김영철이 했다고 보느냐”는 한나라당 김학송 의원의 질문에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 총국장은 지난 1월 적발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 2인 암살조 사건’을 직접 기획하고 자행한 것으로 확인됐고, 올 두 차례 있었던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겨냥한 해안포 사격과도 관련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격식 4군단장은 연평도를 공격한 해안포기지를 관할하고 있다. 두 사람은 모두 군부 내 대표적인 강경파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총애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정황상 파괴력 면에서 천안함 사건과 맞먹는 이번 연평도 도발 역시 정찰총국이 김 국방위원장의 재가를 받아 4군단이 행동에 옮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미국은 지난 8월 정찰총국을 김 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노동당 39호실 등과 함께 새로운 대북제재 대상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정찰총국은 지난해 2월 공작원 호송과 안내 임무를 지닌 노동당 작전부, 대남 정보 수집을 담당하는 노동당 35호실, 국방위원회 인민무력부 산하의 군 정찰국 등 3개 기관이 통폐합되면서 국방위원회 산하에 신설된 조직이다.

한반도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도 23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미경제연구소에서 열린 북한 관련 행사에서 북한군 참모장을 맡았다가 황해도 일대를 담당하는 4군단장으로 옮긴 김격식 등이 연평도 도발에 관여했을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김격식은 김 위원장이 가장 믿고 있는 인물들 중 하나라면서, 4군단장으로 옮긴 뒤 북한이 4군단 보유 포대의 상당수를 NLL쪽 해안으로 이동시켰고, 이어 올해 2월 NLL에서 실사격을 한 뒤 일제타격식(TOT) 포격 훈련도 했다고 소개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