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상대선수 직접 때리면 안된다” 색다른 ‘게임의 법칙’ 공수도

입력 2010-11-24 18:21


24일 오후 2시20분(현지시간)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여자 쿠미테(대련) 50kg 종목이 열린 광둥체육관에서는 한국의 공수도 얼짱 장소영(21·대한공수도연맹)과 첸옌후이(타이베이)의 패자부활전이 열렸다.

3분 1라운드 단판으로 승부가 결정되는 공수도 쿠미테 패자부활전은 처음 봤을 때 태권도와 흡사했다. 태권도에 보호구를 착용하지 않았고 공수도는 대신 손에 장갑을 낀다는 차이점만 보였다. 경기 내용도 발차기, 정권치기, 막기 등 태권도와 비슷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주먹을 날릴 때에도 발을 찰 때에도 상대 선수의 몸을 직접 가격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해 가격할 곳 바로 앞에서 멈췄다. 쿠미테는 도(道)가 예(禮)보다 우선하기 때문에 공격 시에는 상대 신체에 해를 입히면 안되고 3㎝ 정도에서 멈춰야하기 때문이다.

경기는 첸옌후이의 우세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연속으로 머리와 몸통 공격으로 경기종료 1분23초에는 0-5로 점수가 벌어졌다. 이어 첸옌후이가 종료 1분20초 전 또다시 몸통공격을 했다. 하지만 배를 가격해 장소영이 아픈 표정으로 경기장에 쓰러졌다. 예를 중시하는 쿠미테 답게 응급진이 장소영을 돌볼 때 첸옌후이는 뒤를 돌아본채 부동자세로 서 있어야 했다. 장소영이 결국 경기장 밖으로 나가 응급처치를 받자 상대 선수는 그 자리에서 무릎을 꿇은 채 눈을 감고 반성하는 자세를 취했다. 이번 반칙이 두번째라 장소영은 1점을 따라 붙어 점수는 1-5로 좁혀들었다. 장소영은 사력을 다해 점수차를 좁히려고 했지만 시간이 촉박하고 몸이 아픈 상태에서 1대 5로 경기를 마쳤다.

공수도는 양궁(금메달 4개)보다 3배나 많은 총 13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다. 한국 공수도는 처음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2002년 부산 대회에서 동메달 1개를 획득했고, 2006년 도하 대회에서는 7명이 출전해 모두 메달을 따지 못했다. 쿠미테 남자 67㎏ 이지환과 쿠미테 남자 75kg의 김도원 등에게 사상 첫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광저우=모규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