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하늘나라 할머니 금메달 바칩니다” 우효숙, 뒤늦게 별세소식 듣고 눈물

입력 2010-11-24 18:17

“아까 금메달을 땄을 때는 할머니께 금메달을 걸어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해서 너무 기뻤는데…. 돌아가셨다니 너무 슬프네요.”

한국 여자 인라인롤러의 간판 우효숙(24·청주시청)이 24일 중국 광저우 벨로드롬 인라인롤러 경기장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인라인롤러 여자 EP 1만m에서 눈물의 금메달을 획득했다.

31점으로 20점에 그친 2위 궈단(중국)을 여유 있게 따돌린 우효숙은 경기가 끝난 뒤 “많이 편찮으신 할머니를 생각하면서 열심히 뛰었다. 빨리 이 금메달을 보여 드리고 목에 걸어드리고 싶다”며 울먹였다. 하지만 우효숙이 그렇게 그리워하던 할머니는 손녀의 금메달 따는 모습을 하늘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몸이 편찮았던 할머니는 이미 지난 19일 세상을 떠났고, 선수단은 우효숙의 사기를 위해 이 사실을 전달하지 않았고, 결승전 직후 이를 알렸기 때문이었다.

결국 우효숙은 시상식이 열리기 전 할머니가 돌아가신 소식을 들었고 이후로는 터져 나오는 울음을 감추지 못했다. 시상식을 기다리는 내내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우효숙은 “운동하느라 함께 시간을 보내지 못해 아시안게임만 끝나면 할머니 옆을 지키려했다”고 전했다.

한편 이어 열린 남자 EP 1만m에서는 손근성(24·경남도청)과 최광호(17·대구경신고)가 금, 은메달을 휩쓸었다. 이에따라 이틀 동안 한국이 인라인롤러에서 획득한 메달은 금3, 은2, 동3개로 늘어났다. 이번 대회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인라인롤러는 이로써 한국에 아시안게임에서 새로운 효자종목으로 입지를 굳혔다.

광저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