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도발] “멋진 남자 되고 싶다고 해병대 자원했는데…” 오열

입력 2010-11-24 21:33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전사한 해병대 장병 2명의 유가족들은 24일 군의 명확한 사인규명을 촉구하며 군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고(故) 서정우 하사의 작은아버지인 서평일씨는 브리핑을 통해 “장례절차는 원인규명 차후의 문제”라며 서 하사와 고(故) 문광욱 일병의 사인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서씨는 “왜 선착장에 있던 40여명의 휴가자 중 서 하사와 최주호 병장, 구교석 일병 등 3명만 떨어져 있었는지, 인솔자는 누구였는지를 밝히지 못하는 것이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서씨는 또 “25일 오전 헬기편으로 사고현장을 직접 보게 해 달라”고 군에 요청하며 “군에서 일방적으로 제시한 5일장에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분향소 앞에서 만난 문 일병의 큰어머니 역시 “천안함 사건 이후 이런 일이 또 터지다니 말도 안 된다”며 “자대배치를 받은 지 20일도 채 안 돼 이런 일을 당하다니 믿을 수 없다”고 울먹였다. 서 하사의 어머니 김오복(50)씨도 “정우는 해병대에 자원했다 한 차례 떨어진 뒤 ‘멋진 남자가 되고 싶다’고 재지원을 해 입대한 것”이라며 “일반병과 똑같이 뛰고 싶다는 이유로 행정병이던 보직까지 바꿨던 아이”로 아들을 회상했다.

두 장병의 시신이 모셔진 분향소에는 이른 아침부터 조문의 발길이 이어졌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한나라당 원유철 의원과 국방장관을 지낸 같은 당 김장수 의원이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도 조문했다.

오후에는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이 분향소를 찾아 “국가를 위한 희생에 대해서는 군에서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유족을 위로했고 현역 해병대 장병이 수십명씩 찾아와 두 전사자의 죽음을 애도했다. 해병대 출신 가수 김흥국씨와 이정씨도 나란히 조문했다. 김씨는 방명록에 ‘해병대 후배야 잘 가라. 필승’이라고 적었다. 분향소 안팎에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해 정·관계와 각 군 수뇌부가 보내온 조화 60여개가 놓였다.

성남=김수현 이용상 기자 siempr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