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도발] “北, NLL서 추가 도발할 수 있어”… 각국 한반도 전문가들 진단

입력 2010-11-24 21:47

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대화보다는 압박에 무게를 두는 다양한 진단과 해법을 제시하며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경계했다.

브루스 벡톨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23일 미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KEI) 주최 북한 관련 행사에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이은 추가 도발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에서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거나 조만간 보유할 것”이라며 “북한 지도부가 지정학적 상황에서 필요하다고 느낄 경우 HEU 핵장치 실험도 실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존 볼튼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은 전형적으로 불법적인 핵개발 프로그램의 진전이 알려질 때 이런 식으로 서방에 대한 위협을 시도하고 있다”며 “오바마 미 행정부는 북한을 고립시키고 향후 협상을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니콜라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북한이 천안함에 이어 이번에도 한국의 재래식 억지력을 겨냥해 직접적인 도발을 감행했다는 데 문제가 있다”며 “이것은 북한의 도발이 새로운 단계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가장 우려스러운 건 북한이 한국에 있는 미국과 한국의 군사시설을 직접 겨냥해 도발을 감행하는 상황”이라며 “이렇게 되면 미국 대통령은 한반도에서 전쟁까지 감수해야 하는지에 대한 선택을 강요받게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은 미국과 한국의 압박 전략을 포기시키기 위해 긴장 고조 전략을 강화했다”며 “백악관은 북한의 이런 전략에 굴복해선 안 되며 북한의 회담 재개 요구를 계속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랜드연구소 대북 전문가 브루스 베넷 박사는 “북한 정권이 저지른 군사 도발의 주된 목적은 늘 내부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이번의 잇단 도발도 이와 관련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국과 한국의 대응은 단순한 협상이나 군사공격, 경제제재가 아니라 정치적 공격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도발이 북한 내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자행됐고 북한 정권이 수년 내에 붕괴할 수 있다는 점을 국내외에 선전하고 북한 주민들에겐 인도적 지원을 할 수 있다는 투트랙 선전 전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마크 피츠패트릭 선임연구원은 “북한의 행동은 매우 무책임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며 “분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점을 북한에 인식시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국외교협회(CFR) 피터 벡 연구원은 “북한 지도자들이 연평도 도발로 벼랑 끝 전술의 달인임을 재입증했다”며 “이제 남은 것은 협상뿐이며 오바마 행정부는 북한을 지금보다 더 우선순위에 놓을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브래들리 밥슨 존스홉킨스대 북한경제포럼 회장은 “향후 협상 테이블에서 북한의 경제 문제를 더 부각시켜야 한다”고 유화책을 제시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