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도발] “北 도발, 권력승계가 주목적… 3차 핵실험 가능성도”
입력 2010-11-24 21:45
스인훙 중국 인민대 교수 인터뷰
스인훙(時殷弘·59)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북한이 연평도 도발을 감행한 가장 큰 원인은 권력승계 때문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또 상황에 따라 3차 핵실험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스 교수는 24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잇따른 북한의 도발적 행위에 대해 북한 내부문제와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연계돼 있다고 분석했다. 스 교수는 국제문제에 해박한 전문가이면서 남북관계에도 정통하다. 다음은 스 교수와 일문일답.
-북한이 연평도 포격 도발을 한 배경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세 가지 이유가 있다고 본다. 우선 북한에서 권력승계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지 2개월도 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이 북한 민중들에게 매우 강경하고, 결단성 있고, 외국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다. 두 번째로는 천안함 사건 이후 북한은 중국의 지지를 받는 것 외에 국제사회에서 소외돼 있다. 중대한 사건을 일으켜 북한을 중시하지 않는 미국을 자극하고, 미국과 담판의 기회를 얻으려는 전략적 측면도 있다. 이를 통해 미국으로 하여금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승인토록 하고, 정치·경제적으로 큰 양보를 얻어내려는 의도가 있다. 세 번째는 대북 강경책을 유지하는 이명박 정부에 대한 보복의 성격도 있다. 천안함 사건 이후 실시된 한·미 연합군사훈련에 대한 반발이기도 하다.”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북한의 내부가 불안정해 추가 도발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 건강 악화 이후 북한은 불합리하고 미련한 행동을 많이 했다. 북한은 특히 당장은 아니지만 조만간 3차 핵실험을 할 가능성도 있다. 일단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반응을 지켜보겠지만 대북 강경대응책이 제시되면서 코너에 몰릴 경우 반발 차원에서 3차 핵실험에 나설 수도 있다.”
-김 위원장 건강과 무슨 직접적인 관계가 있나.
“후계구도 등 여러 가지가 김 위원장의 건강과 직접 관련이 있다. 북한은 김 위원장 건강이 악화되면서 예측할 수 없는 일들이 많이 생기지 않았나. 내부에서는 화폐개혁, 외부에서는 잇따른 강경대응책이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북한에서 어떤 추가적인 위험한 정책, 미련한 정책을 출범시킬지 국제사회가 예측하기 힘들다.”
-중국은 어떤 입장인가.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이어 농축우라늄 시설을 공개하는 등 강경책을 계속하는 것은 중국의 뺨을 때리는 것과 같다. 중국 입장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3차 핵실험을 한다면 중국이 충격을 받고 강력히 대응할 것이다.”
-국제사회는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하는데 중국 정부는 어떻게 대응할 것으로 전망하나.
“중국 정부는 애매모호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사건도 천안함 사건과 마찬가지의 스탠스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올 들어 중국과 북한 간 관계가 여느 때 못지않게 밀접해진 상황에서 중국이 일방적으로 북한을 밀어붙이지는 않을 것이다. 중국의 대북 영향력은 한국이나 미국이 원하는 것처럼 그런 식으로 이뤄지진 않을 것이다.”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한다고 생각하나.
“한국이 북한의 최근 행동에 대해 과잉대응을 하면 예측 불허 상황이 될 수 있다. 인내가 필요하다. 이런 상황에 잘 대처하려면 한국은 한·미동맹도 강화해야겠지만 중국과의 관계도 강화해야 한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과도하게 불균형한 태도를 취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향후 남북관계 및 동북아시아 정세에 대해 어떻게 보나.
“이번 연평도 사건으로 남북관계는 물론 동북아시아 정세도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또 중국이 그동안 적극 추진해 온 6자회담의 조기 재개 가능성도 거의 없어졌다. 설사 6자회담이 재개된다 할지라도 별 해답은 찾지 못할 것이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