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남측 영해 침범” 적반하장

입력 2010-11-24 02:13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연평도 해안포 포격 개시 4시간여 만인 23일 오후 7시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번 도발이 남측의 군사적 도발에 따른 정당한 대응 조치였다고 강변했다.

북한군 최고사령부는 남측이 먼저 북측 영해에서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고, 경고에도 이를 멈추지 않아 대응 조치를 취했다고 주장했다. 북측은 또 “앞으로 조선 서해에는 오직 우리가 설정한 해상군사분계선만 존재할 것”이라면서 “남조선 괴뢰들이 조국의 영해를 0.001㎜라도 침범하면 우리 혁명무력은 주저하지 않고 무자비한 군사적 대응타격을 계속 가할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어 “괴뢰들의 이번 군사적 도발은, 이른바 ‘어선단속’을 구실로 해군함정을 우리 측 영해에 빈번히 침범시키면서 ‘북방한계선’을 고수해보려 했던 악랄한 기도의 연장”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의 주장은 수십년 동안 인정돼 오던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일방적으로 무시한 터무니없는 강변이다. 이와 같은 북한의 억지는 익숙한 패턴이다. 북한의 NLL 침범으로 촉발된 세 차례의 서해교전에서도 똑같은 주장을 폈다. 지난해 11월 10일 벌어진 대청해전 후 북한은 군 최고사령부 명의의 ‘보도’를 통해 “남한 해군이 우리 측 해역에서 엄중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했다”고 주장했다. 1999년과 2002년의 1, 2차 연평해전 때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이 일방적으로 정해 내세우고 있는 해상경계선은 NLL 이남까지 내려와 있어, 연평도 등 서해 5도가 모두 북측 수역에 들어가게 된다.

게다가 북한이 아무리 해상경계선 분쟁을 이유로 내세우더라도 포탄이 민간인 거주지역에 떨어져 큰 피해가 발생했다는 점은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