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미국 반응… 美백악관 “북 도발 강력 규탄”
입력 2010-11-24 02:19
미국 백악관은 23일 새벽(현지시간) 북한의 연평도 포격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는 대변인 명의의 긴급성명을 발표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미국은 이번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하며, 북한에 호전적인 행동을 중단하고, 휴전 협정의 조건을 확실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브스 대변인은 “미국은 동맹국인 한국을 방어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동맹국 방어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또 “미국은 현재 한국 정부와 지속적이고 긴밀하게 접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백악관 규탄 성명은 북한이 해안포 포격을 감행한 지 4시간이 지난 미 동부시각 새벽 43분에 발표됐다. 이례적인 새벽 성명은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이은 이번 도발을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특히 북한의 추가 공격을 차단하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내보이려는 것이다.
백악관 성명 내용은 남북이 사실상 교전을 한 상황에서 남북 쌍방의 자제를 요구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도발로 분명히 규정하고, 북한에 정전협정 준수를 촉구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번 사태를 다뤄나갈 방향을 시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도 이번 사건을 다루기 위한 긴급회의를 조만간 소집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유엔 관계자는 “일단 남북한이 적절한 절차를 밟은 뒤 안보리에 상정하는 게 순서”라고 말해 남북한의 의견 표명 뒤 회의가 열릴 것으로 예상됐다. 남북 간 군사적 분쟁은 군사정전위를 먼저 열어 논의하게 돼 있다. 천안함 사건 때도 우리 측의 군사정전위 소집 요구를 북한이 거절하자, 한국 정부가 다시 안보리 논의를 요청해 회의가 소집됐다.
한반도 전문가인 영국 리즈대학 아이단 포스터 카터 선임연구위원은 파이낸셜타임스 기고에서 “지역 긴장을 높이려는 의도적 전략의 일환”이라며 북핵 이슈 부각과 6자회담 재개 의도가 배어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국제사정연구회(RIIA) 존 스웬슨라이트 연구원은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상징적으로나 실제적으로나 이번 사태는 심각한 도발”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