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중국 반응… “사태 전개 주시… 군사충돌 확대 안돼야”

입력 2010-11-23 22:32

중국 정부는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사건과 관련, “현재 상황에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유관보도에 주의하고 있으며 사태 전개에 관심을 표시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훙 대변인은 “유관 각측이 한반도 평화문제에 더 유리한 일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중국이 연평도 포격사건 발생 1시간30여분 만에 이뤄진 정례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힌 건 사태의 심각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당시 공식 반응을 자제한 채 신중한 입장을 취해 왔다.

중국은 이번 사건으로 자칫 한반도 정세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북한에 대해 추가적인 상황 악화 조치를 못하게 강력히 주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울러 한반도 긴장상태 완화를 위해서도 6자회담 재개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훙 대변인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자는 게 중국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현재 시급한 건 6자회담을 하루빨리 재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북한이 미국과의 직접대화를 이끌어내려는 의도라고 분석한다. 아울러 남북 간 긴장국면이 장기화되면서 나타난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진찬룽(金燦榮) 인민대학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이번 군사 충돌은 북한이 한국에 타격을 가하는 한편 미국에 북한과의 양자회담에 나서도록 재촉하는 이중포석”이라고 분석했다. 공산당 중앙당교 국제전략연구소 장롄구이 교수는 “이번 포격사건은 남북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어온 끝에 나타난 결과”라며 “남북은 모두 감정을 자제하고 냉정한 자세를 유지해 군사 충돌이 확대되지 않도록 실질적인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