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전쟁 나는 거 아닌가” 불안감 휩싸여
입력 2010-11-23 22:04
북한의 도발 소식을 전해들은 시민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TV, 라디오, 인터넷 등을 통해 전해오는 뉴스에 이목을 집중하며 북한의 도발이 전쟁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염려했다.
포격 소식이 전해진 23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 설치된 TV에는 시민 수십명이 모여 화면을 주시했다. 주부 전경숙(46)씨는 “TV에서 불길이 나는 모습을 보고 전쟁이 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에 가슴이 철렁했다”며 “천안함 사태가 재연되는 게 아닌가 걱정됐다”고 말했다.
회사원 조진식(30)씨도 “민간인이 사는 곳까지 포탄이 발사됐다는 소식에 예비군복을 다시 꺼내야 하나 생각했다”며 “불안함이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우정진(54)씨는 “핵 문제 때문에 미국에서도 압력을 넣는 상황에서 이런 일이 발생하니 전쟁이 날까 불안하다”고 말했다.
시민들은 연평도 주민과 군인의 안전도 염려했다. 자영업자 유선화(55·여)씨는 “한 발도 아니고 백여 발을 쐈다는 게 황당하다”며 “아들 나이의 어린 군인들이 다쳤다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경기도 부천에 사는 대학생 남성현(23)씨는 “3개월 전 군에 간 친구가 연평도로 배치됐는데 안전이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우리 군의 부상자 발생 소식에 북한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현철(42)씨는 “서해 교전도 그렇고 천안함도 그렇고 잊을 만하면 사건이 터진다”며 “일시적인 도발에 그쳤으면 좋겠지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택시운전사 김유성(56)씨는 “천안함 사태가 잠잠해지고 얼마 되지 않아 다시 도발한 북한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북한의 계획적 소행이 아닌지 정부가 확실히 밝혀야 한다”고 성토했다.
네티즌들도 시시각각 글을 올리며 상황을 주시했다. 아이디 ‘성수’를 쓰는 네티즌은 “천안함 도발, 백령도 부근 해안포 조준사격에 이은 올 들어 3번째 도발”이라며 “이번만큼은 우리 정부가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아이디 ‘영원한 해병’은 “우리 영토에 포탄을 쏜 것은 엄연한 공격행위”라며 “단호하고 냉정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글을 올렸다. 다음 아고라 게시판에는 북한을 규탄하는 서명 운동도 시작됐다.
시민단체들은 정부의 침착한 대응을 당부했다. 참여연대 이태호 협동사무처장은 “최근 남북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돼 왔기 때문에 모든 상황에 신중하게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말했다. 바른사회시민회의 전희경 정책실장은 “연평도 주민의 안전이 급선무”라며 “북한이 왜 이런 일을 벌였는지, 북한의 도발 기류 등을 왜 감지하지 못했는지를 밝히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