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 파문] 美, “북한의 나쁜 행동에 보상하는 일은 없을 것”

입력 2010-11-23 18:18

미국은 22일(현지시간)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 공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지만, 나쁜 행동에 보상하지 않겠다는 정책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입장은 북한 행동에 대한 첫 공식 반응이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북한의 나쁜 행동에 보상하는 쪽으로 끌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우리의 (대북) 정책은 변함이 없다. 북한이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희망한다는데, 그러려면 이번 건은 명백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번 건은 명백히 우려이긴 하지만 위기는 아니다”고 언급했다.

그는 추가 제재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적절한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말해 그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 또 북·미 직접 접촉 가능성에 대해서는 “장단기적 정책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만 답변했다.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도 이날 일본 도쿄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우라늄 농축을 하는 상황에서 6자회담을 재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핵위협을 지금까지도 심각하게 생각해 왔고, 앞으로도 이를 심각하게 취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라늄 농축시설 대응조치와 관련, 데이브 라판 미 국방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어떤 구체적인 조치에 대해 말하는 건 이르다”면서 “전술핵무기를 한국에 배치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크롤리 차관보도 “이번 사건의 결과로 군에 변화가 있다는 걸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5∼18일 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리온 시갈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프로젝트 소장은 “미국이 2000년 합의된 ‘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존중하면, 영변 핵시설을 해체하고 우라늄 농축프로그램도 중단하겠다고 북한 당국자가 미국에 전해 왔다”고 말했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시갈 소장은 이 같은 북한의 메시지와 함께 북한이 전제 조건 없이 미국과 협상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미 국무부와 한·일 관계 당국에 전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