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재협상 내주 속개 가능성

입력 2010-11-23 18:16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이 다음 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추가협의 때와는 달리 자동차 관세 문제 등을 포함한 우리 측의 구체적인 협상안도 테이블에 오를 예정이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3일 한·미 FTA 재협상과 관련 “이번 주 미국의 추수감사절이 지나고 이르면 다음 주부터 워싱턴에서 협의가 속개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 8∼11일 서울에서 협상을 벌였으나 미국 측이 미국산 자동차 전반에 걸친 관세철폐 기한 연장과 쇠고기 문제 등 무리한 요구를 해 협상 타결에 실패했다.

현재 우리 정부는 막바지 협상안을 마련 중이다. 전면 재협상 논란을 피하기 위해 자동차와 농업 분야 등 최대한 작은 범위 안에서만 얻을 것을 얻겠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모든 분야를 처음부터 다 볼 수는 없고, 미국이 요구한 자동차, 쇠고기 문제만 국한한 좁은 협상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쇠고기 문제는 절대 받아드릴 수 없다는 입장에 변함없다”고 말했다. 결국 가능한 한 자동차 분야에서만 주고받기를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김황식 국무총리는 이날 국회 예결특위 종합정책질의에서 “경우에 따라 한·미 FTA를 안하는 것이 낫겠다는 판단이 들면 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미국이 일정한 요구를 할 때 우리 경제나 국익을 고려, 감내할 수 있는 부분은 수용할 것”이라며 “정부는 쇠고기 문제에 대해서는 단호한 입장이고 자동차도 국익에 비춰 어떻게 할지 검토하는 것이지,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것 같으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전에 타결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국익에 손상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한·미 관계를 전제로 하더라도 국익 손상이 없도록 하고 (협상 과정에서) 우리도 새로운 제안을 할 수 있다. 융통성 있고 탄력적으로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봐 달라”고 했다.

김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