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대출금 1500조 육박… 금리 인상땐 부실화 우려

입력 2010-11-23 21:50

금융회사 대출금이 누적액으로 1500조원에 육박했다. 대출금 대부분이 변동형 대출이라 금리가 조금이라도 오르면 이자 부담이 한층 무거워질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3분기 말 현재 은행권 원화대출금 잔액이 983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밝혔다. 비은행 금융회사의 원화대출금(지난 8월 말 기준)은 450조원을 넘어 전체 금융회사의 대출금 잔액은 1433조5000억원에 이르렀다.

최근 1년 동안 금융회사의 대출금은 매월 평균 3조5000억원씩 늘었다. 지난달에는 은행권에서 기업과 가계대출이 7조8000억원 증가했다. 이런 추세가 이어지면 내년이나 내후년 중으로 대출금 잔액이 15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회사 대출금은 7년8개월 만에 배가 됐다. 같은 기간 명목 국내총생산(GDP)과 국민총소득(GNI)은 각각 63.2%, 62.3% 느는 데 그쳐 생산·소득 증가세보다 대출 증가세가 훨씬 가팔랐다. 한은 관계자는 “우리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도 대출을 줄이는 ‘디레버리징’이 덜 이뤄진 편이다. 소득이나 경제 규모보다 대출이 지나치게 빨리 늘면 위기의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