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고통분담 차원 임금 삭감’ 생색용?… 5% 약속 불구 실제론 0.9%만
입력 2010-11-23 18:10
한국은행이 경제위기에 따른 고통분담 차원에서 올해 임금을 5% 삭감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 삭감 폭은 미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공기업·준정부기관 예산편성지침’안을 의결하면서 경제위기로 어려움을 겪는 국민과의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금 5%를 삭감키로 결정했고, 한은도 이에 동참했다.
하지만 감사원이 23일 발표한 ‘한국은행 기관운영감사 결과’에 따르면 한은의 올해 급여 삭감 비율은 0.9%에 불과했다. 한은은 지난 3월 선택적 복리후생비를 무려 171.4%를 인상한 뒤, 이를 개인연금 명목으로 직원 1인당 240만원씩 54억여원을 지급했다. 감사원은 이미 2000년과 2006년 감사에서 한은에 개인연금을 지급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6월 감사원 지적으로 연차휴가보상금 산정오류 등으로 감소된 수당을 5% 급여삭감 실적에 반영하는 편법을 썼다. 감사원은 한은에 과도하게 인상한 선택적 복리후생비를 다른 국책은행의 직원 평균 보수 등을 감안해 깎도록 통보했다.
한은은 정원 감축 계획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 한은은 2006년 감사원의 ‘금융공기업 경영혁신 추진실태’ 감사 결과에 따라 상위직 감축을 통보받고 향후 5년간 1·2급 정원을 40명 감축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 5월 말 현재까지 23명만 감축했다.
이성규 기자 zhibag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