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물 축제 압사 사고… 최소 350명 사망

입력 2010-11-23 18:05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연례행사로 열리는 ‘본 옴 뚝(Bon Om Touk)’이라는 축제 도중 발생한 압사 사고로 최소한 350여명이 사망하고 300여명이 다쳤다고 AFP통신이 23일 보도했다.

훈센 캄보디아 총리는 이날 새벽 TV를 통해 “22일 밤 프놈펜의 코픽 섬에서 연례 ‘물 축제’의 마지막 순서로 열린 보트 경주를 관람한 수천명이 행사가 끝난 뒤 한꺼번에 다리를 건너기 위해 몰리면서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훈센 총리는 “이번 참사는 크메르루주 통치가 무너진 이후 지난 31년간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최대의 비극”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극단주의적 공산주의 집단인 크메르루주 정권은 1970년대에 무려 170만명을 살해했다.

프놈펜에 위치한 캄메트 병원은 시신과 부상자들로 가득 찼으며 일부는 병원 밖 길거리에서 치료를 받기도 했다. 이날 참사로 특히 여성과 어린이들이 많이 희생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훈센 총리는 일각에서 축제를 관장했던 당국이 인파를 정리하기 위해 물대포를 쏘는 바람에 참사가 발생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철저한 원인 조사를 지시했다. 훈센 총리가 22일을 ‘애도의 날’로 선포함에 따라 각 관공서는 즉각 조기를 게양했다. 유가족들에게는 사망자 1인당 장례비용으로 1250달러(약 140만원), 부상자 1인당 250달러가 지급된다.

캄보디아에서 우기(rainy season)가 끝나는 마지막 날을 기념해 3일간 열리는 물 축제는 올해로 420년째 이어지고 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