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일랜드 총리 “사퇴 안한다”
입력 2010-11-23 18:03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신청 이후 거센 사임 압력을 받고 있는 브라이언 코웬 총리가 물러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코웬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수도 더블린 정부청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제금융 신청과 관련해 물러나지 않겠다”며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전날 구제금융 합의 사실이 밝혀진 뒤 야당 등은 코웬 총리의 즉각 사퇴와 조기 총선을 요구했다. 당초 예정된 총선 일정은 2012년 5월이다.
그러나 코웬 총리는 “긴축 예산안 처리가 늦어지면 아일랜드에 심각한 악영향이 초래될 것”이라며 “예산안이 의회에서 통과되면 내년 1월 하원을 해산해 누가 정부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지를 국민들이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연립 정부 파트너인 녹색당도 “내년 1월 중순 조기총선을 실시할 수 있도록 일정을 확정하라”며 더 이상 연정에 동참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현재 아일랜드 제1당이면서 코웬 총리가 소속된 공화당(78석)은 녹색당(6석) 무소속(2석)과 함께 연정을 구성, 하원에서 과반 의석보다 3석 많은 86석을 차지하고 있다.
예산안은 늦어도 다음달 1일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리시 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조기총선 시기를 내년 2, 3월쯤으로 예상했고 영국 BBC 방송은 향후 두 달 안에 정부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25일 북부 얼스터주 더니골 지역 보궐선거에서 패할 경우 코웬 총리에 대한 사퇴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아일랜드의 구제금융 소식에도 불구하고 유럽 증시는 22일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유럽은행들이 보유한 아일랜드 자산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 속에 은행주들이 큰 폭의 하락세를 연출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