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 최고 200만원 “신용카드 VVIP 모셔라”

입력 2010-11-23 17:27


최대 연회비가 200만원에 달하는 신용카드 초우량고객(VVIP) 시장이 붐비고 있다. 전업카드사는 물론 은행업계도 ‘큰 손’을 모시기 위해 앞 다퉈 특화된 서비스를 내놓으며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연 회비 200만원의 현대카드 ‘더 블랙’의 발급장수는 모두 2500여장. 이들 회원의 월평균 사용액은 900여만원으로 이회사 일반고객 평균(80여만원)의 10배가 넘는다. 9999장만 한정 발매하며 자격 요건에 맞지 않는 이들은 가입이 안 될 정도로 까다롭게 심사한다.

업계 최초 VVIP카드인 ‘더 블랙’은 2005년 2월 출시 이후 세계적 명품회사인 루이비통의 최고경영자 이브 카셀과 대영제국 훈장을 받은 와인 비평가 젠시스 로빈슨을 초청하는 등 문화마케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여기에 항공기 좌석 업그레이드 및 할인, 최고 10억 원 보상의 여행자 보험 무료가입, 400여만원 상당의 특급호텔 이용권 등 연회비의 배가 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삼성카드 ‘라움’은 글로벌 컨시어지(Concierge·관리인) 1위 업체인 ‘퀸터센셜리’와 제휴를 맺고 프리미엄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각국의 호텔을 예약해주거나 업무 관련 모임을 소개시켜주는 등 여행, 쇼핑, 교육 같은 각종 분야에서 카드사가 일종의 개인 비서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이처럼 전업카드사들이 VVIP시장을 개척해나가자 은행카드사들도 경쟁에 가세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6월 연회비 100만원의 ‘프리미어카드’를 출시하고 국내 특급호텔들을 대상으로 ‘프리미어 멤버십’을 제공하고 있다. 항공기 좌석업그레이드는 물론 대한항공은 이용금액 1500원당, 아시아나항공은 1000원당 2마일리지를 적립해준다.

외환은행도 자사 VIP카드인 ‘시그너쳐 카드’를 VVIP카드로 업그레이드 시키기 위해 최근 현대카드에 자문을 구하는 등 특화 서비스 개발에 나선 상황이다.

이들 VVIP카드는 돈만 많아서는 가입이 쉽지 않다. 각 사별로 임원들로 구성된 심사단이 있어 사회적 지위도 고려해 회원가입을 승인한다.

일례로 현대카드는 상장기업의 경우 매출액 500억 이상 업체 부사장, 법무법인 대표변호사, 종합병원 부원장, 대학 부총장 이상 등의 자격 요건을 갖춰야한다. 실제로 국가대표 축구선수가 가입을 신청했다가 나이가 어려 거절당한 사례도 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