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경감 도움 될까?… “기본원리 충실해 바람직” vs “또다른 사교육 유발” 분분
입력 2010-11-23 17:20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EBS교재와의 연계율이 70% 이상으로 나타났지만 수험생은 문제가 어렵다는 반응이 많았다. 사교육 도움 없이 EBS 교재로 혼자 공부해서는 높은 점수를 받기 힘들다는 불만도 나왔다. 이에 따라 EBS 연계가 ‘사교육 경감’으로 이어지려면 현재 방식을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번 수능이 어려웠던 것은 EBS 교재에 나온 문항을 그대로 가져오지 않고 응용·변형했기 때문이다. 이런 출제방향은 EBS 연계 문항은 난도가 평이해 비연계문항 30%가 고득점을 좌우할 것이라는 학원가의 예측을 뒤집은 것이다.
교사와 입시전문가들은 시험 변별력을 확보하고 비연계 문항 30%를 노린 사교육 시장의 발호를 막기 위해서도 난도가 있는 편이 낫다고 입을 모은다. 교육적인 면에서도 EBS 교재를 문제풀이로 학습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 원리에 충실한 방향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이 같은 출제 방향이 EBS 연계의 당초 목표인 ‘사교육 경감’이라는 정책 목표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 문제다. 중하
위권 학생은 원리와 개념을 심층적으로 공부하지 않으면 아무리 EBS 문제풀이를 열심히 해도 연계율 상승을 체감하기 힘들다. 결국 사교육 의존으로 이어진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학원가에서는 EBS 교재를 집중분석해 가르치는 과정도 등장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전문가들은 사교육 없이도 EBS 교재를 심층 학습할 수 있으려면 교재와 강의의 질을 높이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제풀이 위주로 돼 있는 EBS 교재 내용에 기본 개념에 대한 해설 기능을 강화하는 등 교재 자체의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EBS 강의도 수준별,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등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
교육과학기술부는 EBS 연계율을 70% 정도로 유지하면서 문제점은 점차 보완한다는 입장이다. 교과부 김보엽 대학입학선진화 과장은 23일 “수능 점수가 공식 발표되면 교과부, EBS,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구체적으로 진단할 것”이라며 “학교교육과 EBS 교재 강의만으로도 수능을 대비할 수 있도록 세 기관이 머리를 맞대겠다”고 말했다.
임성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