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원년 챔프’ 등극… 혼성복식 박정환·이슬아, 첫 정식종목서 金
입력 2010-11-22 23:48
한국이 묵언(默言)의 스포츠 바둑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했다.
한국의 박정환(17)·이슬아(19) 조는 22일 중국 광저우기원에서 열린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바둑 혼성복식 결승에서 중국의 셰허·송룽후이 조와 289수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흑으로 한집 반승을 거뒀다. 한국 바둑은 이로써 바둑이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첫 대회 첫 종목에서 우승하는 영광을 차지했다.
경기는 접전이었다. 한국은 계가 결과 반집을 뒤졌으나 중국이 대국 도중 수순을 어겨 벌점 2집을 받는 덕에 극적인 한집 반승으로 금메달을 차지했다.
흑을 잡은 한국은 초반 4귀를 차지하는 철저한 실리작전을 펼쳤고 백을 쥔 중국은 자연스럽게 세력바둑으로 대응했다. 그러나 한국은 포석에 실패하며 좌변에 백의 큰 집을 허용해 초반부터 어렵게 경기를 펼쳤다. 추격에 나선 한국은 우변과 상변 바꿔치기를 시도하며 반상 변화를 시도했지만 격차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행운의 여신은 한국의 편이었다. 중국의 여자대표 송룽후이가 자신의 순서가 아닌데도 돌을 놓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 것이다. 이로써 한국은 행운의 벌점 2집을 얻었다. 결국 2시30여분의 대접전 끝에 계가한 결과 한국은 짜릿한 한집 반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아울러 함께 벌어진 3-4위 결정전에서 최철한·김윤영 조가 대만의 저우쥔신·미싱햄 조에 1집반 승을 거둬 동메달을 차지해 겹경사를 이뤘다. 한국은 23일부터 시작되는 남자단체전과 여자단체전에서 또다시 금메달에 도전한다.
광저우=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