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경시 발언’ 日 법무상 사임
입력 2010-11-22 18:49
일본의 야나기다 미노루(柳田稔) 법무상 겸 납치문제담당상이 국회를 경시하는 발언을 한 데 대한 책임을 지고 22일 물러났다.
간 나오토(菅直人) 총리는 내각회의에서 야나기다 법무상의 사의를 수용했으며 후임은 센고쿠 요시토(仙谷由人) 관방장관이 겸임하기로 결정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보도했다.
야나기다 법무상은 지난 14일 지역구인 히로시마(廣島)에서 열린 자신의 취임 축하연에서 “법무대신은 (국회에서) 두 가지만 기억하고 있으면 된다”며 “개별 사안이나 잘 모르는 것에 대해서는 ‘답변을 삼가겠다’,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법과 증거를 토대로 적절하게 처리하고 있다’고 하면 된다”고 말했다.
야권은 이 발언을 ‘중대한 국회 경시’로 규정하면서 각료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고 들고일어났다. 야나기다 법무상은 거듭 “사려 깊지 못한 발언이었다”고 사과했으나 자민당 등 야당은 이날 참의원에 문책결의안을 제출할 예정이었다.
야나기다 법무상이 취임 2개월여 만에 불명예 퇴진함으로써 그를 발탁했던 간 총리는 더욱 궁지에 몰리게 됐다. 간 총리가 9월 14일 민주당 대표 경선에서 승리한 이후 출범한 새 내각에서 각료가 사실상 경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간 내각은 당초 야나기다 법무상을 사임시키지 않을 방침이었으나 여론이 계속 악화되자 퇴진을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니치신문이 지난 20∼21일 이틀간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법무상이 사임해야 한다는 의견은 71%로 나타났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