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상 안먹히자 곤혹스런 韓銀

입력 2010-11-22 21:06

한국은행이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했음에도 시중금리가 오히려 하락하자 고민에 빠졌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23일부터 개최되는 ‘중앙은행 세미나’에 앞서 22일 배포한 개회사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2차 양적완화 조치 실시로 거시경제의 여건이 변화한다면 이는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정책의 유효성을 제약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필요한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상 양적완화와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 등으로 기준금리 인상 효과가 시중금리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점을 겨냥해 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김 총재는 “변화는 항상 불확실성을 수반한다는 점에서 향후 통화정책 수행 과정에서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데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최도성 금융통화위원회 위원도 이번 행사의 특별강연 자료에서 “외국인 증권투자 자금을 중심으로 자본 유입이 급증하면서 환율 하락 압력이 높아지고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 거시경제정책 운용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자본 유출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려면 거시 건전성 규제 등으로 외국 자본의 과도한 유출입을 완화해야 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내수를 활성화하고 서비스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등 대외 의존도를 점차 줄여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올해로 18회째인 중앙은행 세미나는 한은을 비롯해 아시아, 유럽, 중동, 아프리카 등지의 17개국 중앙은행 직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중앙은행과 금융안정: 위기로부터의 교훈 및 과제’를 주제로 26일까지 열린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